전자신고 세액공제 2만원 복원…국회, 11월 법률로 못 박는다

입력 2026-10-13 17: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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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월 시행령으로 소득·법인세 공제 절반 삭감 여야 공동발의안, 이름도 '납세협력비용세액공제'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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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종이 대신 인터넷으로 신고하면 세액을 깎아 주던 '전자신고 세액공제'가 올해 반토막 났다. 정부가 2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고쳐 소득세·법인세 공제액을 건당 2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췄다.

국회는 이 돈을 법률로 되돌리겠다며 11월 의결을 예고했다. 한국세무사회는 공제 축소로 혜택이 줄어든 소상공인을 약 695만명으로 추산한다. 전자신고가 사실상 보편화된 지금, 이 공제가 누구를 위한 돈인지를 놓고 정부와 국회가 맞서고 있다.

◆ 20년 안 바뀌던 액수, 시행령으로 반토막

전자신고 세액공제는 2004년 도입됐다. 전자세정을 정착시키려고 전자신고에 드는 추가 비용 일부를 국가가 보전해 주는 제도다. 한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자신고를 유도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납세협력비용의 일부를 보전하여 주기 위하여" 만든 제도라고 설명한다. 국회가 지난 7월 낸 검토보고서를 보면 공제액은 도입 뒤 20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 액수를 정부가 올해 시행령으로 절반 깎았다.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공제는 1만원에서 5000원으로 줄었다.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공제만 축소 대상에서 빠졌다.

◆ "전자신고율 99.8%, 할 일 다 했다"

정부 논거는 전자신고율이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기준으로 2024년 종합소득세 신고 가운데 전자신고는 99.8%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도 98%를 넘는다. 열에 아홉이 아니라 사실상 전부가 전자신고를 한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유인책이 목적을 다했으니 세수 여건을 고려해 조세지출을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신고를 더 늘릴 여지가 없는데 공제를 유지하면 그만큼 세수만 빠져나간다는 셈법이다.

◆ 납세협력비용은 15조원, 징세비는 줄었다

반대편은 다른 숫자를 든다. 한국세무학회가 2024년 학술대회에서 낸 자료를 보면 국민이 세금을 내기 위해 쓴 납세협력비용은 2022년 약 15조원이다. 15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세청이 세수 100원을 걷는 데 든 징세비는 0.71원에서 0.49원으로 떨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납세자들은 세부담 증가 및 협력비용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세관청의 징세비 부담은 경감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신고 공제를 납세협력비용 전반을 지원하는 체계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본다.

세무사회와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과세관청이 할 전산 입력을 납세자가 대신하고 있으니 그 비용은 보전해야 한다는 논리다. 세무사회는 소상공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3만명 넘는 납세자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국회에 냈다.

◆ 이름 바꾸고 액수는 법률에 직접

국회가 꺼낸 카드는 법률 명시다. 정태호·박수영 의원 등 여야 간사가 5월 공동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제도 이름을 '납세협력비용세액공제'로 바꾼다. 전자신고를 유도하는 돈이 아니라 납세에 드는 비용을 보전하는 돈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았다.

공제액도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에 적는다. 소득세·법인세는 건당 2만원,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는 1만원이다. 정부가 시행령으로 다시 깎지 못하게 막는 장치다. 영세사업자와 간이과세자에게 추가 공제를 줄 수 있는 근거도 넣었다.

국회 조세소위는 지난 1일 이 개정안을 심사하고 11월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9일 논평에서 "695만 영세 자영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을 보전해주는 유일무이한 제도"라며 세정 취약계층 지원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남은 변수는 '액수 위임' 절충안

의결까지 쟁점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 검토보고서는 공제 범위만 법률에 두고 구체 액수는 시행령에 맡기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액수까지 법률에 적으면 경제 여건에 따라 조정할 여지가 없어진다는 문제의식이다.

반면 발의안은 바로 그 조정 여지를 없애는 데 목적이 있다. 11월 소위에서 액수를 법률에 넣을지, 범위만 넣을지가 마지막 고비다. 영세사업자 추가 공제를 얼마로 할지도 시행령에 위임돼 있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7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부터 반값 공제를 받아 온 사업자들은 다음 신고부터 법률에 적힌 액수를 적용받는다. 본회의 상정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