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패션연구원 기능 떠안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패션제조 지원 본격화…첨단장비도 도입 계획

입력 2026-10-11 14: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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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제조 현장 디지털·자동화에 맞춰 3D 텍스처 스캐너 등 첨단장비 필요
디지털 봉제 클러스터맵 추진…지역 기업 일감 연계 지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조성된 패션·제조 샘플실. 임재환 기자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조성된 패션·제조 샘플실. 임재환 기자

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섬개연)이 기존 섬유소재를 넘어 패션제조 영역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관련 인프라 확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한국패션연구원(패션연)으로부터 넘겨받은 장비 상당수가 노후화돼 최신 패션제조 환경에 대응할 첨단 장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섬개연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부터 7명 규모의 전담 조직인 '패션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섬개연이 패션제조 분야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배경은 지난해 패션연이 파산하면서 관련 연구개발·기업지원 기능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원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관련 기반 시설도 갖췄다. 섬개연은 패션연이 보유했던 장비 200여대를 매입하고 패션제조 샘플실도 구축한 상태다. 이곳에서는 본봉기 등을 포함한 17대의 장비가 설치돼 있다. 지역 패션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기술을 이전하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섬개연이 인수한 장비 상당수가 2004~2006년 도입된 노후 장비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패션제조 현장이 디지털·자동화되는 만큼, 기존 장비만으로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 첨단 장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3D 텍스처 스캐너 ▷자동 다품종 소량 패턴 재단기 ▷자동 포켓 머신 등이 꼽힌다. 3D 텍스처 스캐너는 원단의 색상과 무늬, 표면 질감을 스캔해 3D 의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소재 데이터로 변환하는 장비다. 자동 다품종 소량 패턴 재단기는 디지털 패턴에 따라 원단을 자동으로 잘라 다양한 디자인의 샘플과 소량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자동 포켓 머신은 포켓 부착 등 봉제 작업을 자동화하는 장비로, 작업시간을 줄이고 제품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섬개연은 장비 확충과 별개로 패션제조 지원 사업은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이다.대표 사업인 '올인대구'를 통해 지역 소재기업과 패션기업을 연결하고, 고부가가치 패션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섬유패션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기업 간 연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섬개연은 소재·패션기업 간 협업을 통해 지역에서 개발한 소재가 실제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브랜드 등이 지역 패션제조업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디지털 봉제 클러스터맵'도 구축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업체별 생산 품목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지역 제조업체의 일감 확보에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구 패션제조 마스터 20'도 선정했다. 지역 패션제조기업 524곳을 전수조사한 뒤 제조 역량 등을 갖춘 앵커기업 20곳을 추렸다. 섬개연은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브랜드·디자이너와의 협업과 지역 내 일감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섬개연 관계자는 "3D 텍스처 스캐너 등 첨단 장비는 'AX기반 산업이음세대 이음형 염색봉제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소재부터 패션·봉제까지 모든 과정을 연결하고, AI 기반 디지털 패션테크 혁신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 패션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