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D램 수요, 2030년 20배…삼성·SK 새 수요처 부상

입력 2026-10-11 13: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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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해 8300Tbit→2030년 17만2000Tbit 분석

휴머노이드 로봇의 D램 탑재량이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용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휴머노이드 로봇의 D램 탑재량이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용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쓰이는 D램 수요가 올해 8300테라비트(Tbit)에서 2030년 17만2000Tbit로 4년 만에 2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D램 수요가 올해 약 8300Tbit에서 2030년 17만2000Tbi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겹친다. 로봇 보급 대수 자체가 늘어나는 동시에, 로봇 한 대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도 함께 커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당 평균 D램 탑재량은 올해 19기가바이트(GB)에서 2030년 39GB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출하량 증가와 개별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 확대가 맞물리면서 전체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촉각 센서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움직임을 결정한다.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통합해 행동으로 연결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의 AI 모델이 확산하고, 주변 환경을 학습·예측하는 월드모델 적용까지 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급증하고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메모리 용량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로봇은 전력 효율이 중요한 만큼, AI 데이터센터에서 주로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는 저전력 D램(LPDDR) 계열과 고용량 낸드플래시가 우선 채택되고 있다. HBM 시장을 이미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로봇이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는 이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로 국내 양사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도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통상 200GB를 넘는 메모리와 수 테라바이트(TB)의 저장장치가 탑재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로봇의 AI 모델 고도화가 가속화되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연산 반도체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연산칩 수요가 증가하고, 테슬라와 샤오펑 등 완성차업체들이 자체 개발하는 주문형반도체(ASIC)도 관련 시장의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메모리와 연산 반도체 수요가 동반 성장하는 구조가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로봇용 D램 시장이 전망대로 성장하려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보급이 전제돼야 한다. 로봇 상용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요 확대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는다.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HBM 수요를 발판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로봇용 저전력 D램과 낸드 공급망 선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실제 개화 시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