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내년 2월까지 특수식 수요 실태조사…의료비 부양의무자 기준도 2027년부터 단계적 폐지
질병관리청이 희귀질환자를 위한 특수식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내년 2월까지 추가 수요 실태조사를 벌인다.
질병청은 올해 7월부터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의 저단백 즉석밥 구매지원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지원 대상은 고전적 페닐케톤뇨증 외 27개 질환을 포함한 28가지 선천성 대사이상 희귀질환을 앓는 19세 이상 환자다.
페닐케톤뇨증 등 선천성 대사이상 희귀질환자는 태어날 때부터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대사산물이 체내에 쌓이면 장애가 생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단백질 성분을 조절한 식단 유지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이 '햇반 저단백밥'을 유일하게 생산·공급하고 있다.
특수식은 시장 규모가 작아 국내 생산·공급이 제한적이고, 19세 이상 환자들은 저단백 즉석밥 구매 시 물량 제한과 공급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제조 원가도 일반 즉석밥보다 2배 이상 높다. 만 19세 미만 선천성 대사이상 희귀질환자는 보건복지부 사업에 따라 저단백 즉석밥을 무상 지원받고 있지만, 성인 환자는 별도 지원 없이 자력으로 구매해야 했다.
실제로 정가 약 1700원짜리인 저단백 즉석밥을 구매하기 위해 1개에 1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거나, 일본 직구 상품을 구매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질병청은 올해 7월 CJ제일제당,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환자들은 분기별 사전 신청으로 개당 1700원에 연간 최대 1248개(분기당 최대 10박스·박스당 24개)를 배송받을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167상자(상자당 24개)의 저단백 즉석밥이 지원됐다. 되팔이 상품 가격과 비교하면 환자들이 절감한 비용은 약 2700만~4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질병청은 추산했다. 1인당 분기별 최대 13박스를 구매할 경우 연간 848만~1410만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전적 페닐케톤뇨증을 앓는 딸을 둔 김모(64)씨는 "저단백밥이 치료제만큼이나 생명 유지에 중요한데 온라인에서 한 개에 1만원이 넘는 가격에 사야 했고, 그마저도 재고가 없어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구매지원 체계 덕에 매달 즉석밥 구입비를 100만원 이상 아낄 수 있게 됐고,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희귀질환 특수식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한 삶 유지에 중요한 요소"라며 "내년 2월까지 특수식 분야 실태조사를 추진 중이며, 저단백 즉석밥뿐 아니라 다른 특수식도 안정적 공급과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의료비 지원 대상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2027년 1월 1일부터 부양의무자가구의 소득·재산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극희귀질환과 기타염색체이상질환, 간병비 지원 대상 희귀질환 가운데 중증도가 높고 의료 필요도가 큰 질환을 중심으로 우선 폐지한다. 2028년에는 전체 희귀질환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정책의 시행을 위해 2027년도 정부안에 약 26억원의 예산을 반영했으며, 2026년 하반기 관련 지침 개정을 거쳐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