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시댁에 매달 50만원 몰래 보낸 남편…따지자 "냉혈한" 역공

입력 2026-10-07 06: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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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아내 혼자 푼돈 아끼며 내 집 마련 준비하는 동안…남편은 시부모에 자동이체

맞벌이 직장인 아내가 남편이 결혼 생활 동안 시부모에게 몰래 거액을 송금해온 사실을 알게 된 뒤 배신감을 호소한다. (AI 생성 이미지)
맞벌이 직장인 아내가 남편이 결혼 생활 동안 시부모에게 몰래 거액을 송금해온 사실을 알게 된 뒤 배신감을 호소한다. (AI 생성 이미지)

결혼 5년 차 맞벌이 직장인 A씨가 남편이 결혼 직후부터 매달 50만원씩 시부모에게 몰래 자동이체해온 사실을 뒤늦게 알고 "5년간 내 신뢰를 갉아먹은 기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남편과 생활비는 공동 계좌로 함께 쓰고 나머지 돈은 각자 관리하며 나중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할 때 보태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A씨는 명품 가방 하나 사지 않고, 화장품도 저렴한 것을 쓰며, 외식 한 번도 가성비를 따져가며 십 원 단위까지 아꼈다고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 뜬 은행 알림을 우연히 보게 됐다. 매달 25일 시부모 계좌로 50만원씩 자동이체가 이뤄지고 있었다. 5년을 기준으로 하면 총 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A씨가 따져 묻자 남편은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시부모에게 매달 용돈을 보내왔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최소한의 용돈이라도 드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화가 나는 건 금액보다 기만"이라며 "5년 동안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푼돈 아끼려고 전전긍긍할 때 남편은 뒤에서 착한 아들 코스프레를 하며 내 신뢰를 갉아먹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남편은 오히려 A씨가 예민하다며 반박했다. A씨는 "남편은 내 월급에서 내가 부모님 챙기겠다는데 왜 이러냐며, 가족끼리 도우며 사는 건 당연한 건데 너무 정 없다고 나를 냉혈한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앞으로는 상의하겠다"고 했지만, A씨는 "지난 5년간 날 바보 만든 그 마음이 지워지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게 단순히 효도의 문제인지, 아니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저버린 경제적 외도인지 혼란스럽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견을 물었다.

법조계에서는 배우자와 상의 없이 장기간 지속된 일방적 금전 지출이 부부 갈등의 핵심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이혼 한 변호사는 "돈 문제 자체 하나만으로 이혼 사유가 된다기보다는, 배우자와 상의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재산을 사용하고 신뢰가 무너졌다면 혼인 관계 파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단순한 가족 지원이 아니라 가정경제에 대한 일방적 결정, 배우자 동의 없이 장기간 지속된 금전 지출, 부부 간 신뢰관계 훼손 등을 종합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이혼 사유로 인정될 여지가 생긴다고 판단한다.

대법원은 2025년 9월 4일 선고한 판결에서, 부부가 혼인생활 중 함께 형성한 주요 재산을 한쪽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과 협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분해 가정공동체의 경제적 기반을 위태롭게 한 경우 민법상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약속을 저버리고 몰래 용돈을 드린 남편의 잘못이 크다", "사과는 못 할망정 왜 적반하장으로 나오냐", "시부모 역시 며느리를 바보 만든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