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시장에서 미세한 숫자가 경기침체 논쟁을 일깨웠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차다. 9월 들어 40bp(1bp=0.01%포인트) 정도이던 격차가 지난주 한때 17bp까지 좁아졌다. 두 금리가 더 가까워져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이 나타나면, 시장은 경기침체의 대표적 선행(先行) 신호로 받아들인다. 보통 돈을 오래 빌릴 때 이자가 높다. 그런데 10년물 금리가 2년물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지면 시장은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된다. 시장은 높은 금리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경기와 물가가 식어 향후 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다본다.
금리차가 줄어든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올렸는데, 이런 변화에 2년물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1~2년의 기준금리 전망을 곧바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10년물은 장기간의 성장률과 물가, 재정, 경기 전망까지 함께 따진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2년물은 뛰는데 10년물이 장기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덜 오르면 두 금리는 점차 가까워진다.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경고 신호로 여겨졌다. 2차 오일쇼크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에 맞서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렸던 1980년엔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240bp를 넘었다. 물론 백발백중은 아니다. 2022년 금리 곡선이 크게 역전됐지만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잘 버텼다. 당시엔 팬데믹 기간 쌓인 약 2조3천억달러의 초과 저축과 강한 고용, 공급망 정상화라는 이례적 완충(緩衝)장치가 있었다.
이번에도 '금리 역전이 되면 침체' 공식(公式)이 틀릴 수 있다.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추세, 고용과 소비·기업 신용까지 살펴야 한다. 연준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며 더욱 제한적인 금리 필요성을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연준 내부 목소리가 여전하다는 말이다. 반면 채권시장은 그 결과가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장단기 금리차 17bp가 곧 경기침체의 예고장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를 두고 연준이 '더 높게'를 말할 때 채권시장이 '언제까지'를 묻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경고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