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8048억·자라 3348억… 소재 만족도는 3.73점 꼴찌

입력 2026-09-27 09: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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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신발 물가 2.8% 오른 올가을 SPA 3사로 기본템 수요 쏠려 보풀 1만4400회·세탁 수축 ±5%… 라벨 혼용률이 가성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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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월 유니클로의 국내 온·오프라인 카드 결제액이 8천4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카드 결제 분석업체 에이셀이 6일 내놓은 주요 SPA 브랜드 결제액 분석에서다. SPA 가을 신상으로 수요가 이렇게 몰리는데, 정작 소비자가 이들 브랜드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준 항목은 소재와 내구성이다. 같은 값을 내고도 한 시즌 만에 버리느냐 3년을 입느냐는 가격표가 아니라 라벨의 혼용률에서 갈린다.

◆ 유니클로 8048억·자라 3348억, 나란히 역대 최대

에이셀 집계를 보면 유니클로의 올해 1~7월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5천151억원)보다 56% 늘었다. 자라는 3천348억원으로 34% 증가했고, 상반기에만 2천963억원을 채웠다. 두 브랜드 모두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실적도 함께 뛰었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1조3천524억원으로 전년보다 27.5% 늘었다. 영업이익은 2천704억원으로 81.6% 증가했다. 패션업계의 지난해 말 결산 자료를 보면 국내 SPA 의류 시장은 연 2조9천800억원 규모다. 1년 새 8.4% 커졌다.

값이 오른 것도 배경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의류·신발 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2020년을 100으로 한 지수는 119.72다.

◆ 가성비 보고 산다는 54.4%, 소재·내구성은 3.73점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공개한 SPA 브랜드 소비자 만족도 조사가 가장 최근 집계다. 이 조사에서 SPA를 찾는 이유로 54.4%가 가성비를 꼽았고, 50대 이상에서는 63.2%였다.

만족도는 다른 얘기다. 5개 브랜드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80점이었다. 결제·환불이 4.19점인 반면 소재 및 내구성은 3.73점으로 가장 낮았다. 구매자의 8.7%는 하자나 배송 지연 같은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구매 빈도는 적지 않다. 같은 조사에서 연평균 구입 횟수는 8.8회, 1회 평균 구입액은 8만7천842원이었다. 20대는 연 9.5회로 가장 잦았다. 20대의 6개월 내 구매 경험률은 유니클로 42%, 자라 36%였다.

◆ 보풀 1만4400회·수축 ±5%, 라벨 뒤에 숨은 합격선

SPA 가을 신상 기본템의 수명은 숫자로 판정된다. 소비자원의 섬유제품 권장품질기준을 보면 니트의 보풀 내구성은 1만4천400회 회전 시험 뒤 3~4급 이상이어야 한다. 모 60% 이상 니트의 마모 내구성 기준은 2천회 마찰 후 3~4급 이상이다.

수축 기준도 있다. 니트류는 세탁 뒤 치수변화율이 ±5% 이내, 가을 직물 외투는 드라이클리닝 뒤 ±2% 이내여야 적합 판정을 받는다. 소매가 짧아지거나 어깨선이 틀어졌다면 기준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판단 근거는 매장에서 확인한다. 국가기술표준원 안전기준상 가정용 섬유제품은 혼용률과 4종 이상의 세탁취급표시 기재가 의무다. 수입 의류는 2024년 개정으로 제조연월 대신 수입연월을 적어도 된다.

◆ 캐시미어 41% 증가… 천연 원사로 옮겨간 기본템 경쟁

SPA 가을 신상 경쟁은 이미 소재 쪽으로 움직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1일 밝힌 자료를 보면 에잇세컨즈의 이달 1~13일 캐시미어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100% 캐시미어 제품 3만벌을 풀었다.

유니클로는 100%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 울과 캐시미어 같은 천연 원사 니트를 기본 라인에 배치해 수요를 흡수한다. COS는 울 100% 니트와 모달 셔츠 등 천연소재 혼용률이 높은 품목을 10만~20만원대에 놓고 직장인 수요를 겨냥한다. 자라는 전국 30개 안팎 거점 매장을 중심으로 트렌드 회전을 앞세운다.

패션·의류학계에서는 패스트패션의 핵심을 속도와 데이터 기반 생산으로 본다. 소비자 반응이 곧바로 생산 라인에 반영되면서 신상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 재킷 탈색 70% 배상… 내용연수는 니트 3년, 코트 4년

하자가 생겼을 때 기준도 정해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니트와 스웨터의 내용연수를 3년, 신사·여성 동복 정장과 코트·재킷은 4년으로 본다. 구입 14일 이내 세탁 하자는 구입가의 95%를 배상한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사례에서는 구입 1년이 지난 가을 재킷이 드라이클리닝 뒤 탈색됐다. 내용연수 4년 기준 배상비율표를 적용해 잔존가치 70% 배상으로 합의됐다. 영수증과 구입 시점이 남아 있어야 이 계산이 가능하다.

◆ "값은 오르고 합성섬유는 늘고" 가성비 자체를 향한 반론

가성비 공식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패션 소비자 사이에서는 기본템 가격이 최근 2~3년 새 시즌마다 1만~2만원씩 올라 매력이 줄었다는 불만이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과 시험연구기관에서는 트렌드형 SPA 가을 신상의 폴리에스터·아크릴 비중이 높으면 겉옷의 촉감과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합성섬유 혼용률이 높으면 정전기와 보풀 위험도 커진다.

표시 자체의 신뢰 문제도 남아 있다. 소비자원은 수입 SPA 브랜드가 해외 혼용률 표기를 번역해 붙이는 과정에서 국내 표시 규격과 어긋나는 사례가 잦다고 지적한다.

환경 규제는 또 다른 변수다. 환경부 집계에서 국내 의류 폐기물은 2018년 6만6천t에서 2022년 11만t으로 늘었고, 환경부는 지난해 의류 순환이용 체계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9월 폐기물기본지침 개정으로 섬유 폐기물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를 30개월 안에 도입하도록 했다.

한 사립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생산주기가 짧아진다는 것은 소비자의 소비주기가 짧아질 가능성을 높이고, 유행에 종속적인 수동적 소비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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