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육아휴직률 첫 동반 하락…성과급 최대 6억에 휴직 포기

입력 2026-09-27 06: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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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시 기준 삼성 0.7%p·SK하이닉스 0.8%p 하락…워라밸 공시 도입 후 첫 동반 하락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이 사상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억대 성과급을 지키기 위해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실제 수치로 확인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은 당해 출생 자녀가 있는 직원의 35.5%로, 전년 동기 36.2%보다 0.7%포인트(p) 낮아졌다. 남성은 지난해 상반기 12.4%에서 올해 11.2%로, 여성은 94.3%에서 88.2%로 나란히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률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의 3.2%로, 전년 동기 4.0%보다 0.8%p 낮아졌다. 남성은 1.3%에서 0.7%로, 여성은 10.1%에서 8.9%로 각각 하락했다.

국내 최대 기업이자 워라밸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아온 두 회사의 육아휴직률이 동시에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이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일·생활 균형 공시제(워라밸 공시제)가 도입된 2024년을 전후해 삼성전자의 육아휴직률은 2022년 34.5%, 2023년 37.4%, 2024년 39.5%로 꾸준히 올랐다. 그러나 2025년 38.1%로 소폭 꺾인 뒤 올해 상반기 또다시 내렸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2022년 7.8%, 2023년 8.2%로 상승하다가 2024년 6.6%로 하락했고, 2025년 6.9%로 소폭 반등했으나 올해 상반기 3.2%로 재차 낮아졌다.

SK하이닉스에서는 실적과 육아휴직률의 반비례 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8조원 가까운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2023년에는 육아휴직률이 8%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연간 영업이익이 23조원대로 급반등한 2024년과 47조원대를 기록한 2025년에는 2년 연속 6%대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구조가 직원들의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이익의 10%, 10.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사업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3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성과급은 최소 2억원에서 최대 6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하던 육아휴직률이 하락 전환한 시점이 억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기와 맞물리면서, 성과급이 휴직 포기의 실질적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하면 성과급 지급에서 제외되고, 근속 기간이 줄어 지급률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수년간 이어질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고려하면 당분간 반도체 업계의 육아휴직률은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의 호실적이 정작 저출생 대응 흐름과 역행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과급 구조가 육아휴직 사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기업 차원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