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츠 독일 총리, CDU 4.9% 사상 최저 참패에도 "개혁 계속"

입력 2026-09-21 1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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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메클렌부르크 동시 참패…연금·세제·의료 개혁 강행 선언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와 양자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와 양자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진 두 곳의 주의회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했음에도 연금·세제·의료 분야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공영방송 ARD 출구조사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 4.9~5%를 득표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느 주에서도 기록한 적 없는 최저 득표율을 나타냈다. 같은 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는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38.3%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고, 집권 사회민주당(SPD)은 35.4%로 2위에 그쳤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CDU는 19%에 머물러 강경 좌파 성향 좌파당(Die Linke·25.3%)에 1위를 내줬다. 메르츠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이미 9월 6일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CDU가 AfD에 완패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CDU는 17.2%를 득표해 43.8%를 얻은 AfD에 크게 졌다.

메르츠 총리는 두 선거 결과를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사퇴하지 않고 연금·세제·의료 등 개혁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경제적·정치적 문제가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개혁을 더 시급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메르츠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영방송에 발표된 직후 성명을 내고 "지금 해야 할 일에는 뚝심과 흔들리지 않는 자세,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며 "나는 CDU 대표로서, 무엇보다 이 나라의 총리로서 이러한 자질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메르츠 정부의 개혁안에는 저·중소득층 소득세 감면, 연금 제도 개편, 과도한 관료주의 축소 등이 포함돼 있다. 메르츠 총리는 16개월 전 수년째 정체된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독일 총리에 올랐지만, 가라앉은 민심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사회민주당(SPD) 대표는 연금 개혁 등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를 거론하며 정책 방향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립 파트너인 SPD 내부에서도 개혁 속도와 방향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메르츠 총리의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SPD와 녹색당은 좌파당과의 연립정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구체적인 연정 구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AfD는 이달 초 작센안할트주 선거에 이어 한 달 사이 두 번째로 주 단위 선거에서 승리했다. 독일 연방 차원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