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CC 기관 전체 제재 준비…달러 거래 6~7개월 뒤 차단

입력 2026-09-21 1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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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정부 문건 인용 보도…유엔총회 기간 발표 가능성

현지시간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 기관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올려 달러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문건과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ICC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제재는 6~7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난 뒤 ICC와의 대부분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으며, 이르면 이번 주 유엔총회 기간이나 직후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재가 시행되면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특별 허가 없이 ICC와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달러 결제가 막히면서 미국 금융망을 이용하는 다른 나라 은행들까지 제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ICC와의 거래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ICC의 IT 서비스·보험 구매, 수사관 채용, 미국인 직원 수십 명의 급여 지급 등 일상적 금융 거래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ICC 사무국장과 소장이 경고한 바 있다. 통신 서비스와 관련한 거래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번 제재안은 기존 조치와 달리 ICC와의 거래 자체를 광범위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수위가 높다. 미국이 지금까지 제재한 ICC 관계자는 최소 13명으로, 재판소 현직 판사의 약 절반과 전 수석검사가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ICC가 2024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후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철회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과거 조사 중단을 ICC 측에 요구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7월 ICC를 고립시키는 캠페인을 선언하며 다른 나라들에 ICC 탈퇴를 촉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ICC가 미국 주권을 위협할 수 없을 때까지 체계적으로 ICC를 해체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행정명령 14203호에 서명해 미국 국민과 비회원국 군인을 대상으로 한 ICC 수사와 관련된 제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CIA 관계자들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한 ICC 관계자들을 제재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이를 해제했다.

로마 조약에 따라 200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립된 ICC는 네타냐후 총리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에 대해 각각 전쟁범죄 혐의와 반인도적 범죄인 살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