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아내, 남편 성폭행 신고했다가 체내 '타인 DNA'로 위자료 역배상

입력 2026-09-19 07: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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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형사경찰국 감정서 Y염색체 불일치 확인…타이베이 지방법원 항소심, 1심 뒤집고 아내 패소

남편을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대만 아내의 체내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검출되면서, 법원이 아내에게 남편에게 위자료 5만 대만달러(약 220만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을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대만 아내의 체내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검출되면서, 법원이 아내에게 남편에게 위자료 5만 대만달러(약 220만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을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대만 아내의 체내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DNA가 검출되면서, 법원이 아내에게 남편에게 위자료 5만 대만달러(약 220만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T투데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법원 합의부는 최근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남편이 처음 청구한 금액은 50만 대만달러(약 2200만 원)였으나 법원은 5만 대만달러와 법정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두 사람은 2017년 11월 결혼했다. 남편은 2021년 8월부터 아내가 별다른 이유 없이 집을 나가거나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주장했다. 갈등은 2023년 2월 수면 위로 올랐다. 남편이 부부 공용 태블릿PC에서 아내가 복수의 남성과 주고받은 친밀한 대화 내역을 발견하면서 부부싸움이 벌어졌다.

다툼 이후 아내는 타이베이 맥케이기념병원을 찾아 성폭력 피해 검사를 받았다. 이어 남편이 같은 달 9일 새벽 손가락을 이용해 자신을 강제로 성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은 대만 형사경찰국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아내의 신체 내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남성 Y염색체 DNA-STR형이 검출됐다. 그러나 해당 DNA는 남편의 것과 일치하지 않았다. 검찰은 남편의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불기소 처분으로 결백을 입증한 남편은 아내가 다른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혼인 관계에서 정조 의무를 위반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남편의 청구를 기각했다. 검체에서 다른 남성의 DNA가 확인됐더라도 정액이나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실제 성관계의 증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항소심 판단은 정반대였다. 타이베이 지방법원 합의부는 형사경찰국이 실시한 DNA 세포 감정 결과의 신뢰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특히 아내가 자신의 몸에서 남편이 아닌 남성의 DNA가 나온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만 답하며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한 점을 결정적 정황으로 봤다.

재판부는 아내가 병원 검사 전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내의 행위가 남편이 혼인 관계에서 누리는 인격적·신분적 법익을 침해한 것으로, 그 정도가 중하다고도 밝혔다.

아내 측은 남편이 과거에도 동일한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사실을 들며 이번 사건에도 이전 판결의 효력이 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DNA 감정 결과와 남편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이전 소송의 변론 종결 이후 새롭게 확인된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측의 재산과 소득, 사회적 지위,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남편이 청구한 50만 대만달러 대신 정신적 위자료 5만 대만달러와 법정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