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대구교원단체총연합회장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지난 수십 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꾸준히 늘었고, 장애 학생이 일반학급에서 또래와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도 확대됐다. 교육권 보장과 사회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양적 확대가 곧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특수교육의 질과 학생의 실제 삶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특수교사의 하루는 수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개별화 교육 계획 수립과 교과교육은 물론 생활지도, 행동 중재, 식사와 이동 지원, 학부모 상담, 진로·직업교육, 과중한 행정 업무까지 담당한다. 어떤 학생에게는 옷 입기와 화장실 사용, 대중교통 이용과 또래와의 의사소통을 익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교육이다. 결국 특수교육의 목표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학생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적응 능력과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반면 특수교사와 특수교육 지원 인력, 치료·상담·행동 중재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장거리 통학, 부족한 교육공간과 지원체계도 현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구 지역 특수학교 선생님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와 다르지 않다. 편도 1시간 이상 통학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는 학생이 다수 존재하며, 입학 유예 학생 비율 역시 타 시도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내 활용도가 낮아진 폐교 등을 활용해 생활권 단위의 소규모 단설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합교육도 단순히 같은 교실에 배치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함께 수업을 설계·운영하는 협력 교수제를 확대하고, 상담·치료·행동 중재 전문가가 학교 현장에 적시에 개입할 수 있는 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 특수교육 현장에서 학생의 돌발행동을 교육적으로 중재하는 교사가 민원이나 법적 분쟁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명확한 행동 중재 기준과 실질적인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생활 밀착형 지원도 촘촘해져야 한다. 돌발행동 가능성이 높은 통학 차량에는 최소 2인 이상의 보조 인력을 의무 배치하고, 학생 급식 및 이동 지원 강화를 위해 유급 자원봉사자나 초단기 근로자를 적극 확충해야 한다. 아울러 통학과 외부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특수교육의 특성을 반영한 학교안전공제 보상 기준 강화도 뒤따라야 한다.
특수교육을 학교만의 책임으로 남겨두어서도 안 된다. 의료·재활·심리·복지·돌봄 서비스가 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교육청과 지자체, 보건·복지기관이 함께하는 지역 기반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의 품격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특수교육은 특정 학생을 위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공존을 바라보는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다.
수없이 반복되는 생활 훈련을 함께하며, 교과를 넘어 삶을 가르치고, 아이의 한 걸음 한 걸음의 성장을 돕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마음을 다하는 특수교사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수고로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제는 특수교육의 어려움을 교사 개인의 부담으로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특수교사의 노력이 교육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국가와 교육청이 책임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
오늘도 아이들의 교육과 자립을 위해 묵묵히 애쓰는 모든 특수학교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