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정치권의 시선을 빨아들인 18일 오전 국회에서는 11년 6개월 만에 특별감찰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그런데 청문회에서 가장 눈에 띈 쟁점 가운데 하나는 정작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특별감찰관이 직접 감찰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답은 명확했으나, 이게 다시 여야 공방을 이끌었다.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인사 관여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감찰할 수 있느냐고 묻자 "특별감찰관법에는 수석비서관 이상을 감찰하도록 돼있다"고 답했다. 현행법상 제1부속실장인 김현지 실장 자체는 특별감찰관의 직접 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통령 측근 감시한다는데…김현지는 왜 대상 밖?
현행 특별감찰관법 제5조는 감찰 대상을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그리고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법의 제정 목적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것이지만, 직급을 기준으로 한 현재 규정 때문에 비서관급 이하 핵심 참모는 직접 감찰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구조다.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논란이 특별감찰관 청문회에서 곧바로 '업무 범위' 논쟁으로 번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이 공식 인사라인을 넘어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면 특별감찰관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진우 의원은 "김현지만 따로 성역일 수 있는가"라고 따졌고, 곽규택 의원도 비서실장·인사수석·민정수석 등 정상적인 인사라인 외 인물이 인사에 관여했다면(관여 의혹이 있다면) 감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최길수 후보자는 "성역이 아니다"라면서도 현행법의 한계를 거듭 언급했다. 그는 제3자 관계자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특별감찰관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하라는 것은…"이라고 말했다. 감찰 대상 확대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김현지 직접 감찰 못해도 '완전히 손 못 대는 것'은 아냐
여기서는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하다. 김현지 실장이 현행법상 특별감찰관의 독립적인 직접 감찰 대상은 아니지만, 특별감찰관이 김현지 실장과 관련된 사실을 전혀 조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특별감찰관법은 수석비서관 이상 등 법정 감찰 대상자의 비위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감찰 대상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출석·답변이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예컨대 감찰 대상인 수석비서관 이상의 인사 관련 비위가 문제되고 김현지 실장이 그 사건의 관계인으로 연결된다면 조사 범위에 들어올 여지는 있다. 다만 김현지 실장 자신의 행위만을 독립적으로 떼어 감찰을 개시하는 것은 현행법의 감찰 대상 범위와 충돌한다고 볼 수 있는 것.
그래서 이날 최길수 후보자의 답변도 단순한 '김현지 감찰 불가'보다는 '직접 감찰 대상은 아니지만 다른 감찰 사건의 관계인으로 조사할 가능성은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정확하다.
◆11년6개월 만에 부활하는 특별감찰관…핵심은 '누구까지 감찰하나'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실 고위 참모의 비위를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하지만 2016년 9월 이후 사실상 공석으로 남아 있었고, 이번 최길수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015년 3월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열린 특별감찰관 후보자 국회 검증이다.
오랜 공백 끝에 제도를 다시 가동하려는 시점에 '핵심 측근'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김현지 실장이 직접 감찰 대상에서 빠진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특별감찰관의 실효성과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이를 곧바로 "특별감찰관을 임명해도 소용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통령 배우자와 친족, 비서실장·수석비서관 등 법률에 명시된 대상에 대한 감찰 권한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쟁점은 오히려 대통령과 가까운 위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비서관급 인사까지 감찰망을 넓힐 것인지 여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현행법이 정한 범위를 지켜야 한다고 맞섰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특별감찰관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정확하게 법에 정해져 있다"며 무리하게 감찰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로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수석급 참모들의 비위 의혹도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국민의힘에 따져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