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중임제 반대" 국회청원 5만명 돌파…대통령·국회, 그래도 개헌 추진 가능

입력 2026-09-14 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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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추진 반대에 관한 청원'. 국회청원 홈페이지

국회청원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추진 반대에 관한 청원'이 동의기간 종료 전 5만명의 동의를 채우면서 소관 국회운영위원회로 넘어갔다.

청원에 동의한 국민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추진을 중단해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5만명의 국민이 국회 문턱을 넘긴 이 청원이 실제 개헌 추진까지 막을 수 있을까.

◆5만명은 '국회 심사권' 확보…개헌 정지 버튼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 뒤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식 청원으로 접수돼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 대상이 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원칙적으로 회부 후 90일 이내 심사 결과를 국회의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필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본회의가 채택하고 정부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부로 이송된다.

헌법도 국민에게 청원권을 보장하면서 국가에는 이를 '심사할 의무'를 부여한다. 그러나 이는 청원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의무까지 뜻하지는 않는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원권의 핵심을 국가기관이 청원을 수리·심사하고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권리로 설명해왔다.

따라서 국회가 청원을 심사하는 동안에도 만일 개헌 절차를 시작할 경우, 그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하다.

◆청원과 별도로 움직이는 '개헌 열차'

헌법 제128조는 헌법개정안을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하고,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다시 국민투표에 부쳐 선거권자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해야 비로소 개헌이 확정된다.

즉 5만명 국민동의청원과 개헌 국민투표는 전혀 다른 제도다. 반대 청원이 국회에서 심사 중이거나 심지어 채택됐더라도 헌법 제128~130조가 정한 개헌 절차 자체를 자동 정지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정치적 의미는 별개다. 국회가 공식적으로 심사해야 할 정도의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기록이 생기고, 결국 개헌안이 넘어야 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와 국민투표라는 높은 문턱에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 중임은 또 다른 벽

하나 더 구분해야 할 문제가 있다.

현행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한다. 따라서 현 정부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이 추진돼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새 중임 규정을 개헌 제안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현행 헌법이 명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결국 이번 5만명 청원은 법적으로 개헌 열차를 세우는 '정지 버튼'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개헌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국회 공식 심사대에 올려놓는 정치적 제동장치의 의미는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