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현금살포'?…500달러 환급에 5000달러 공약, 李정부 소비쿠폰과 닮은 듯 다른 정치학

입력 2026-09-11 07:57:27 수정 2026-09-11 0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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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워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워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ACA) 가입자 약 100만명에게 1인당 500달러(약 67만원)를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 시절 보험거래소 이용자들에게 불필요하게 부과된 비용을 돌려준다는 명분으로, 지급은 11월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시작된다.

이같은 500달러 환급 발표에 하루 전에는 금액이 10배에 달하는 5000달러(675만원 정도) 지급 약속까지 나왔다. 일명 '트럼프 배당금' 약속이다.

◆중간선거 앞두고 500달러 환급…이기면 5000달러도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체 비용은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JD 밴스 부통령은 관세 수입을 활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2000달러 규모의 '관세 배당'을 주장한 바 있다. 다만 5000달러씩 지급할 경우 전체 비용이 1조2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 현재 관세 수입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현금 지급의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매표'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보이는 5000달러에 버금 가게 500달러 환급에서도 정치적 효과가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민주당 정부의 대표 정책인 오바마케어가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넘긴 결과가 500달러 환급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돈을 직접 돌려주는 동시에, 상대 진영의 정책 실패까지 부각하는 '일타이피' 구조다.

이렇게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유권자의 손에 최대 5500달러(740만원 수준)의 돈이 쥐어질 수 있는 두 정책이 연달아 제시되면서,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은 유권자에게 현금을 직접 안기는 '매표'(vote-buying) 또는 '현금 살포'(cash giveaway)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나눠주듯 국민에게 성과를 돌려주는 '현금 배당'(cash distribution)이라는 논리로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명칭 전쟁 내지는 프레임 전쟁도 이미 시작된 것이다.

◆李정부 소비쿠폰도 직접 지급…그러나 '선거 조건'은 달라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25년 모든 국민에게 최소 1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시행했다. 소득과 거주지역 등에 따라 1차 지급액을 차등화하고, 이후 국민 90%에게 10만원을 추가 지급해 최대 55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침체된 소비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설명했다.

국가가 가계에 돈을 직접 넣어 소비를 유도하고 이를 대표적인 민생정책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트럼프 방식과 닮았다. 정책 효과뿐 아니라 유권자가 즉각 체감하는 정치적 효과까지 갖는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차이도 분명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이미 집권한 정부가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시행한 정책이었다. 반면 트럼프의 5000달러 배당금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기면 지급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따라서 두 정책을 모두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어도, '표를 주면 돈을 주겠다'는 매표('표'퓰리즘) 논란에서는 트럼프 정책의 정치적 성격이 훨씬 더 직접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