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이기면 1인당 670만원"…고유가·고금리·관세전쟁 악재에 승부수

입력 2026-09-10 15: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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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서 공화 지지 호소…'매표' 공약 논란 불가피

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미국 성인들에게 1명당 5천달러(약 670만원)씩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민심이 악화하는 등 수세에 몰리자 현금 지급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지급' 승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이긴다면"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천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한 기업이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것과 아주 비슷한 방식"이라며 "이것이 내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돈은 미국 안에서 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이기면 여러분도 함께 이기는 것이고, 여러분은 5천달러를 받는다. 그것은 '트럼프 배당금'으로 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은 연방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지만, 중간선거에선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배당금의 재원과 지급 방식은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매표' 공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를 둘러싼 법적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미국인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현금 직접 지원 약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미국인 아동에 대한 과세이연 저축투자계좌(일명 '트럼프 계좌')를 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태어난 아동에게 1천달러씩 일회성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군 장병들에게 각 1천776달러를 특별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1천776달러는 미국 건국 연도(1776년)를 의미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배당금뿐 아니라 감세도 약속하며 고물가에 시달리는 유권자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겨도) 폐지하지 못하도록 '트럼프 감세'를 영구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들에게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투표용지에 내 이름이 있다고 생각해달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배당금보다 더 중요한 부탁"이라며 "내가 출마했다고 생각하고, 11월 3일(중간선거일) 또는 그 전(사전투표)에 나가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악재 쌓이는 중간선거

'현금 지급'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는 고(高)유가·고금리와 관세전쟁 여파 등 중간선거 악재가 쌓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브렌트유 기준)를 다시 돌파했다.

유가 상승은 디젤·휘발유 등 연료비와 석유화학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운송비와 농산물 가격 등에 전방위적으로 파급된다.

이미 고물가로 촉발된 생활비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 이슈가 민주당의 공략 포인트인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물가 지표인 주유소 휘발유 평균 소매가는 이날 갤런당 4.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전보다 40% 이상 비싼 가격이다.

미 국채금리(10년물)도 장중 4.85%를 넘어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은 주택 구입에 끌어다 쓴 미국인들의 이자 부담 급증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지만, 시장에선 유가 상승과 미 정부부채에 더 주목하며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웃 캐나다와 벌이는 관세 전쟁도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나라는 제품 생산·소비가 한 몸처럼 묶인 경제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중단까지 거론한 캐나다와의 갈등은 국경을 넘나드는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미 북부의 주(州)들과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피해를 줄 위험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로 얽힌 이러한 상황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심각한 정치적 역풍을 부각"한다면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고 짚었다.

공화당이 이날부터 이틀간 텃밭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상 유례없는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연 것은 이처럼 불리하게 돌아가는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