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구 소비자들의 지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소비 자체를 끊기보다 가격과 필요성을 따져 지출 규모를 줄이는 이른바 '최소 소비'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백화점에서는 고가 상품 소비가 주춤하고, 음식점에서는 추가 메뉴를 줄이는 등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지역 백화점에서는 이런 변화가 고단가 상품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 한 백화점의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월 5%대 증가했고, 9월에도 1~2%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역시 8~9월 소폭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 증가세는 둔화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가전·가구 수요가 영향을 받은 데다 명품 등 고가 상품 소비도 이전보다 주춤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소폭 신장하고 있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신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며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어 가전·가구 쪽이 영향을 받고 있고, 명품 등 고단가 상품 소비도 다소 둔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추석 대목을 앞둔 외식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주문 방식이 체감되고 있다. 여러 메뉴를 넉넉하게 주문하기보다 먹을 만큼만 시키고 추가 주문을 줄이는 식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 관계자는 "한두 달 전에는 지금보다 나았는데 추석을 앞두고도 9월 들어 장사가 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손님들도 예전처럼 넉넉하게 주문하기보다 남기지 않을 만큼 알뜰하게 먹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매출 감소를 호소하는 업주들도 늘고 있다. 대구시지회가 최근 개최한 지부장 회의에서는 9월 들어 매출이 8월보다 20~30%가량 줄었다는 업주들의 이야기가 잇따랐다. 협회의 공식 집계치는 아니지만 명절 대목을 앞둔 외식업계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배달 음식은 높은 플랫폼 수수료 부담 탓에 일부 업소가 메뉴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일반 매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손님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가격을 유지하는 곳이 많다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외곽 상권에서는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는 업소들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지회 관계자는 "팔공산 등 외곽 지역에서는 장사가 안 되는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커 문을 닫은 식당들이 있다"며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하는 업주들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전통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도 예년과 같은 대목 분위기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물건을 바로 사기보다 가격부터 확인하고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는 소비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한정된 여력을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소매판매가 증가하고 백화점 방문객과 매출도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고가·비필수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전통시장도 소비를 실제 구매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상인연합회는 오는 10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하는 소비 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농축산물·수산물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됐던 환급 대상을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대구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환급 행사는 혜택이 일부 품목에 집중되다 보니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며 "품목 제한을 없애 시장 전체의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