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현실로…영일만항, 차별화 전략 찾는다

입력 2026-09-06 13: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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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스타 아크로호 북극해 횡단 막바지…12일 유럽 첫 기항
경북·포항, 영일만항 특화·극지해양기술 '투트랙' 용역

북극항로 시범운항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달 31일 북극해에 진입해 운항하고 있다. 선박 앞에는 유빙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극항로 시범운항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달 31일 북극해에 진입해 운항하고 있다. 선박 앞에는 유빙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가 북극해 횡단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경북의 북극항로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1일 북극해에 진입한 아크로호는 5일 러시아 볼셰비키섬 인근을 지나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첫 유럽 기항지인 영국 펠릭스토우에는 오는 12일 입항할 예정이다.

팬스타라인닷컴의 2천758TEU급 컨테이너선 아크로호는 지난달 22일 부산신항을 출발해 9일 만에 북극해역에 진입했다. 국내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0일 러시아 관할 북극해를 빠져나온 뒤 펠릭스토우와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를 거쳐 다시 북극항로를 통해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북극항로가 정책 구상을 넘어 실제 운항 단계로 접어들면서 경북도와 포항시도 영일만항을 활용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영일만항 특화 전략과 극지해양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2개의 연구용역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지난 6월부터 2억원을 들여 '포항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항만 구상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5월까지 북극항로 관련 국내외 동향과 화물 수요·공급처를 분석하고 영일만항의 기능 보완과 확장 개발 방향,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

경북도도 도비 1억2천만원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북극항로 대비 AI 기반 극지해양기술 개발·구축 및 산업 생태계 조성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AI 기반 극지해양기술 연구·실증과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신규 국가사업을 발굴·유치한다는 구상이다.

경북 북극항로 전략의 관건은 영일만항이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물동량에 달려 있다. 정부가 부산항을 컨테이너 물류 거점, 울산항을 에너지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이들과 동일한 기능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포항의 산업구조와 항만 여건을 활용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산업과 2차전지 소재산업의 원료·제품 가운데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 화물을 구체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영일만항의 항만·배후공간을 활용해 북극권 자원을 반입·보관·환적·가공한 뒤 국내 다른 지역이나 제3국으로 연결하는 중계거점 기능도 검토할 수 있다.

최수범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은 "포항은 항만을 먼저 개발하고 화물을 찾을 것이 아니라 포스코를 중심으로 실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 화물을 먼저 만들고, 그 화물을 가장 경쟁력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영일만항의 기능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