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자치경찰위, 14일까지 시민 대상 의견 수렴
옆 차선 이중·삼중 주차로 교통혼잡 더 심화될 수도
지난 4일 밤 9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일대. 학원 수업이 끝날 시간이 되자 자녀를 태우기 위한 학부모들의 '픽업 차량'과 학원 셔틀버스로 도로가 가득 찼다. 주차 금지구역임에도 깜빡이를 켠 차들이 불법 주정차를 일삼았고, 이중·삼중 주차로 도로 통행이 잠시 마비되기도 했다. 주차 차량이 급하게 옆 차선으로 끼어들어 뒤에서 직진하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십수년째 매일 밤마다 벌어지고 있는 대구 수성구 학원가 일대의 야간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수성구 학원가의 야간 교통혼잡과 교통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시적 주차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수성구 학원가 주차 허용 검토
대구 수성구청역~만촌네거리에 이르는 1㎞ 구간은 대형 학원·개인 교습소 200여 곳이 밀집해 있어 학생 픽업을 위한 불법 주정차 문제가 반복돼 왔다. 버스 운행 및 교통 불편, 학생·보행자의 교통사고 발생 우려도 만연하다.
시 자치경찰위는 지난 3월부터 관계기관 실무협의회를 열고 밤마다 반복되는 '야간 주차장'식 통학·주정차 문제를 정상적인 교통질서로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수성구 학원가를 이용하거나 통행해 본 경험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시적 주차 허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는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수성구 학원가의 맨 우측 1개 차로(4차로)에 학원생 승하차 차량을 위한 주정차를 허용하는 방안이다. 다만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교차로 모퉁이 등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과 이중주차는 즉시 단속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시적 주차 허용으로 지역의 고질적인 교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찬반이 엇갈린다.
시민 A씨는 "피곤한 자녀를 일찍 귀가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야구 경기 시간대에 라이온즈 파크 인근 갓길 일부 구간의 주차를 허용하듯이 학원가 일대에도 유연성 있는 주차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차량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한 차선으로는 어림도 없다. 불법을 허용해 주기보다는 적극적인 단속과 교통지도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다른 밀집된 상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실효성 높일 세부 방안 뒤따라야
전문가들은 주차 허용 제도에 잇따르는 부작용을 보완하거나 실효성을 높일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연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개 차로를 허용해 줄 경우 나머지 차로에 대해선 주차를 엄격히 금지하는 단속이 뒤따라야 한다"며 "실제로 실익이 있다는 점을 제시해야 일반 시민들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우석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도 "만성적인 문제인 만큼 한시적으로 추진해 보며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중주차나 허용 시간 외 주차 등에 대해서는 엄격히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수성구는 단속 인력 투입·교통 혼잡 심화 등의 이유로 한시적 주차 허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지금도 오후 9~10시에 학부모 차량이 집중되는데 1개 차로를 아예 허용하면 그 차로가 계속 막힌 상태가 되고, 이후 들어오는 차량들이 이중·삼중으로 서는 상황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한시적 주차를 허용하면서 이중주차는 강력 단속하겠다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누가 어떻게 단속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 자체적으로 학원가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별도 대책을 내년도 업무계획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치경찰위의 한시적 주차 허용안과는 별개로 수성구 자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