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혀 깨물고 죽어야" 자해 취객 입에 수건넣어 사망…경찰·소방관, 무죄

입력 2026-09-03 17: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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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무죄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자해하던 40대 취객을 제지하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과 소방공무원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오대석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2명과 소방공무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관 2명은 2022년 8월 26일 오전 2시 8분쯤 경남 거제시 한 길거리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한 만취 상태의 여성 A(41)씨가 혀를 깨물어 자해하려고 하자 그의 입안에 수건을 밀어 넣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119구급대원인 소방공무원 2명은 경찰 구급 요청을 받고 출동한 뒤 'A씨가 자해할 수도 있다'는 경찰 통제에 의존해 A씨 입에 있는 수건을 제거하지 않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우선 경찰관 2명은 같은 날 오전 1시 58분쯤 A씨가 노상에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후 A씨에게 귀가를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는 제대로 응하지 않고, 도리어 경찰관 2명을 때리는 등 폭행하면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A씨는 거세게 반항했고,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그러면 내가 혀 깨물고 죽어야 되네"라고 말한 뒤 곧바로 혀를 깨무는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관 2명은 자해를 막기 위해 A씨 입 안으로 거듭 수건을 밀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공무원 2명은 A씨가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고 추정되는 순간부터 입에 있던 수건을 제거한 뒤 심폐소생술 등 응급구호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씨는 결국 같은해 9월 17일 부산 한 병원에서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경찰관과 소방공무원 모두에게 무죄 의견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 평결을 참고한 재판부는 "경찰관들은 당시 격렬히 저항하는 피해자를 제압하면서 돌발적인 자해행위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수건을 피해자의 입에 넣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소방공무원들은 A씨 맥박을 확인하면서 수건 대신 입 안에 물릴 수 있는 대체 물건이 있는지를 나름대로 강구한 것으로 보이며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해 수건을 제거하기는 어려웠으리라는 것도 의료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질식사 위험을 예견하고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