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바라본 대구]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 찾은 외국인들 "원더풀 대구" 입 모아

입력 2026-08-26 15: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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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청결한 도시 이미지, 날씨 덥지만 대처 잘돼있어
치킨, 찜갈비 등 대구 음식 '엄지척', 팔공산·앞산 등 녹지 인프라 눈길

25일 오전 대구 북구 산격동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 로비에 마련된 세계마스터즈 대회 안내 데스크. 김지수 기자
25일 오전 대구 북구 산격동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 로비에 마련된 세계마스터즈 대회 안내 데스크. 김지수 기자

최근 이른 출근 시간대 육상 경기복을 입고 조용한 도심 거리를 뛰고 있는 외국인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들은 지난 21일 개막한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선수들이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거리를 달리는 외국인들은 경기가 끝난 오후 시간에는 대구 곳곳의 식당과 관광지 등에 모습을 보이는 등 오랜만에 지역이 북적이고 있다.

대구를 처음 찾은 세계 각국의 마스터스 육상 선수와 가족들이 경기장을 넘어 대구의 거리와 음식, 관광지를 직접 경험하며 잇따라 호평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꼽은 대구의 첫인상은 '깨끗하고 친절한 도시'였다. 여기에 치킨과 찜갈비 등 지역 음식부터 83타워와 동성로, 서문시장 등 관광자원까지 직접 체험하면서 대구가 스포츠와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라는 평가를 내린다.

22일 대구 달성군 비슬산 유가사를 찾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참가 선수들이 형형색색 연등 아래에서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달성군 투어에 참여해 사문진나루터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비슬산 유가사 등을 둘러보며 대구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2일 대구 달성군 비슬산 유가사를 찾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참가 선수들이 형형색색 연등 아래에서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달성군 투어에 참여해 사문진나루터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비슬산 유가사 등을 둘러보며 대구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모두 친절"…안전한 스포츠 도시

26일 오전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대구 호텔 본관 앞에는 대회 참가자들을 맞듯 각국 국기가 내걸렸다. 호텔 로비 한쪽에 마련된 대회 본부에서는 외국인 참가자들을 위한 외화 환전 안내도 이뤄지고 있었다. 북구 산격동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도 대구 관광지와 투어 코스를 안내하는 임시 안내데스크가 마련돼 있었다.

이른 오전부터 안내데스크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택시 호출부터 목적지 이동 방법, 맛집과 관광지, 투어 예약 등 질문도 다양했다. 대구를 경기장에만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며 경험하는 관광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독일에서 대구를 찾은 한스 요아힘(77) 씨는 이번 대회 참가와 함께 사흘 전부터 대구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그가 가장 먼저 꼽은 대구의 매력은 음식과 시민들의 친절함이었다.

요아힘 씨는 "어디를 가더라도 거리가 깨끗하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고 말했다. 대구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83타워도 인상적인 관광지로 꼽았다. 그는 "높이에 한 번 놀랐고,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도 정말 멋졌다"며 "독일로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대구를 꼭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무더운 날씨는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공통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단순히 '덥다'는 불만보다는 더위에 대응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호주 국적의 존 램(76) 씨. 그는 대구의 무더운 날씨와 도시 규모에 두 번 놀랐다고 했다. 신중언 기자
호주 국적의 존 램(76) 씨. 그는 대구의 무더운 날씨와 도시 규모에 두 번 놀랐다고 했다. 신중언 기자

호주에서 온 존 램(76) 씨는 "호주는 지금 겨울이라 영하까지 내려가는데 대구에 오니 너무 더워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특히 육상 경기장에서는 "허들을 잡을 때 손이 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구의 도시 규모에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램 씨는 "오기 전에는 대구가 이렇게 큰 도시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실제로 와보니 도로도 넓고 건물도 많아 상당히 발달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차량 통행도 많아 도로를 건널 때는 조금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지만, 대구의 전체적인 도시 인상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대구 일정을 마친 뒤 경주도 둘러볼 예정이다.

미국 켄터키주에서 가족과 함께 처음 한국을 찾은 에이씰 아지즈-고메즈(42) 씨 역시 대구를 '사람들이 친절한 도시'로 기억했다.

고메즈 씨는 "도시가 현대적이고 기술이 잘 발달된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고 말했다.

그가 잊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대구 거리를 걷던 중 한 가게 관계자가 먼저 나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으며 생수까지 건네고, 자신의 차로 관광을 도와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고메즈 씨는 "매우 인상 깊은 기억"이라며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친절함을 강조했다.

남편 알베르토(44) 씨도 "14시간을 날아서 대구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좋았다"고 했다. 켄터키 역시 덥고 습한 지역인 만큼 대구의 날씨에도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었다. 그는 "대구가 조금 더 습한 느낌"이라면서도 "5박 6일 동안 지냈는데 아쉬운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온 알렉스(50) 씨 역시 첫 한국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사람들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이 무척 친근하고, 친절하고, 예의가 바른 게 인상적"이라고 했다.

◆치킨부터 서문시장까지…맛·멋 어우러진 도시

대구의 음식과 관광지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또 다른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만에서 온 리옌팅(45) 씨는 대구에 도착한 뒤 서문시장과 동촌유원지 등을 찾았다. 특히 서문시장을 기억에 남는 장소로 꼽았다.

리 씨는 "사람도 많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있어 대구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았다"며 "대구에서 먹은 짜장면과 프라이드치킨도 맛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이라는 공간에서 대구 시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보고, 먹거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미국 출신 월터 크랜포드(59) 씨는 동성로에서 식도락을 즐겼다고 말했다. 신중언 기자
미국 출신 월터 크랜포드(59) 씨는 동성로에서 식도락을 즐겼다고 말했다. 신중언 기자

미국 출신 월터 크랜포드(59) 씨는 동성로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동성로에는 음식점뿐 아니라 커피숍과 디저트 가게가 정말 많았다"며 "무엇을 먹을지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도시를 경험하는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되고 있었다. 전통시장과 번화가, 지역 음식이 자연스럽게 여행 동선에 들어가면서 대구의 '맛'이 도시의 첫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심 관광뿐 아니라 대구의 자연환경도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팔공산과 앞산 등 도심과 가까운 녹지 인프라는 대도시의 편리함과 자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구만의 관광자원으로 눈길을 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탈리타 딕스(24) 씨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처음 대구를 찾았다. 100m와 200m에 출전한 어머니와 함께 대구를 방문한 그는 서울에는 과거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머니는 4회 연속 올림픽 여자 800m에 출전한 조에타 클라크-딕스다.

탈리타 씨는 "독특하게 조리된 코리안 바비큐(찜갈비)가 매우 맛있었다. 치킨도 양념이 된 것이 매웠지만 계속 생각나는 맛이었다"며 "달성공원과 서문시장 등에서 관광도 즐겼다. 다음 경기 휴일에는 앞산을 가볼 생각인데 혹시 추천할 곳이 있는가"라며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