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자녀·손자녀·증손자녀 723명 수당…올해 8억6천만원 투입
강규형 교수 "확대하면 박근혜도 보상받고 안중근 가문 역적"
전북특별자치도가 132년 전인 189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자녀·손자녀·증손자녀 등에게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역사적 의미가 큰 사건에 참여한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예우한다는 취지지만, 현금성 지원 대상을 후손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도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에 1년 이상 거주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을 지급한다.
지급 대상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유족으로 결정·등록된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다. 유족들은 전주와 정읍, 임실, 익산, 부안 등에 거주하고 있다.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8억6천만원이다. 신청은 다음 달 4~22일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서 받으며 오는 11~12월 지급될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조선시대 봉건 사회의 부정부패 척결 등을 내걸고 민중들이 일으킨 항쟁이다.
문제는 지급 대상이 참여자 본인이 아닌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까지라는 점이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예우는 필요하더라도, 100년 넘게 시간이 흐른 역사적 사건의 후손에게 지방정부가 세금으로 정기적인 현금 지원을 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강규형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을 특정한 기준으로 신성시할 경우 할아버지 박성빈 옹이 경북 성주 동학 접주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보상금을 받아야 하고, 동학농민군을 진압한 안중근 가문은 역적이 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재정자립도가 20% 정도밖에 안 되는 전북도에 이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펴는 것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런 기준이라면 임진왜란 의병 후손도 찾아 수당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거나 "6·25전쟁 희생자와 베트남전쟁 유족 지원을 먼저 확대해야 한다"는 등 형평성을 문제 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오랜 기간 '반란·역적'이라는 오명을 감내한 만큼 후손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