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신고한 19세 여학생에 보복…옥상서 산 채로 불태운 전 교장 '사형'

입력 2026-08-25 1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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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80% 화상 입고 나흘 뒤 사망
사건 알려지며 방글라데시 전역서 엄벌 시위

2019년 당시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성추행 피해 여학생 누스라트 자한 라피(19)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2019년 당시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성추행 피해 여학생 누스라트 자한 라피(19)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7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여학생을 보복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이슬람 학교 교장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항소법원은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장 SM 시라즈 우드 다울라와 그의 지인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했다.

다만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는 형량을 대폭 낮췄다. 1심에서 함께 사형을 선고받은 공범 14명 가운데 4명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0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항소법원은 구체적인 유·무죄 판단 이유를 담은 판결문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무분별하게 일괄적으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여전히 보복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사건은 2019년 4월 6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약 100㎞ 떨어진 페니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19세였던 누스라트 자한 라피는 사건 발생 열흘 전 당시 교장이었던 다울라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부모와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성추행 혐의로 체포된 다울라는 이후 지인들을 통해 라피 가족에게 고소를 취하하라고 협박했다. 검찰 수사 결과 다울라는 공범들에게 필요할 경우 라피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라피는 학교 옥상으로 유인돼 고소 취하를 강요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이후 범인들은 라피의 몸에 불을 질렀고 결국 사건 발생 나흘 뒤 숨졌다.

수사 결과 범인들은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이슬람 복장인 부르카를 착용한 채 라피를 학교 옥상으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피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글라데시 전역에서는 거센 분노가 일었다. 시민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여성 인권 보호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사건의 주범인 전직 교장에게는 다시 한번 사형이 선고됐지만, 공범 14명 중 10명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항소심에서 책임 범위를 둘러싼 판단은 크게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