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기금도 다 끌어쓰고 빚만 쌓여"…경기도 인사 전격 보류

입력 2026-08-25 09: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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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월 예정 간부 인사 내년 1월로 연기…노조 "반쪽짜리 인사" 반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하반기 인사 연기 방침에 반발하는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을 향해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 없다"며 인사 연기 방침을 재확인했다.

추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 개편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경기도 재정 상황을 두 달째 점검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재정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 가계부를 인계받아 두 달째 점검 중인데 용처가 분명히 정해진 목돈인 기금도 거의 다 끌어 쓰고, 채권도 발행해 매달 이자가 쌓이는 빚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 전체 실·국이 살림 규모를 설계하면서 도의 수입이 마이너스라는 것을 알고도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전임 행정의 재정 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지사는 방만한 예산 집행의 사례로 시·군 사무를 경기도가 맡아 추진한 사업과 국가 사무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해외 각지에 설치된 사무소를 통한 통상·외교 사업 등을 거론했다.

또 도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상당수를 민간에 맡기면서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떨어졌고, 부서 간 칸막이로 유사 사업이 중복되면서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인사 연기와 관련해서는 성과 평가와 조직 개편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성과 평가를 한 후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임을 취임 열흘째 간부회의에서 말씀드렸다"며 "공약은 반영하지 말고 이제까지 예산을 어떻게 집행했는지, 사업 성과를 진단하고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급식예산 등 필수 예산 중심으로 다시 편성한 내용을 도의회에 설명하고 논의해야 한다"며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단체에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림살이를 맡아온 여러분이 문제를 공유하며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21일 인사 일정 변경을 공지했다. 당초 8~9월 예정이었던 부단체장과 실·국장급부터 팀장급까지 2~5급 간부 공무원 하반기 인사를 내년 1월로 미루기로 했다.

6급 이하 직원 역시 결원 보충을 제외하면 승진과 인사이동을 최소화하고, 6급에서 5급으로의 승진도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경기도청공무원노조는 이를 '반쪽짜리 인사'라고 규정하며 집행부의 공식 사과와 인사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추 지사가 재정 상황 점검과 조직 개편을 인사보다 우선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경기도와 공무원노조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