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준공, 주상복합 단지 상가 218호실…61개 매각 진행 중 '최대 45% 낮춰'
수분양자들 "기존 담보가치 낮아져 대출 연장 시 애로사항" 반발
행정기관 "수분양자와 시행사 한 자리에 대화 테이블 마련할 것"
2년 전 대구 중구 한 주상복합 단지 내 상가를 분양받은 김모 씨는 최근 당혹스런 소식을 접했다. 주인을 찾지 못했던 같은 단지의 상가들이 분양가의 절반 수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김 씨는 "약 4억원짜리 상가를 빚까지 내가며 분양받았는데 비슷한 금액대의 점포가 2억원대에 나오니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먼저 분양받은 사람들만 손해를 떠안게 된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한 주상복합 단지에서 미분양 상가 물량들이 대폭 할인된 채 매물로 나오면서 기존 수분양자들이 시행사 등을 상대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분양자들은 할인된 금액을 기준으로 실거래가가 형성되면 상가 담보가치가 낮아져 대출 연장 과정에서 일부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3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중구 A 주상복합 단지 시행사는 미분양 상가 61개 호실에 대해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곳 분양대행사에 따르면 최초 분양가보다 30% 낮은 가격에 판매 중이며, 인테리어 등 입주 지원 혜택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할인 폭은 최대 45%에 달한다.
해당 상가들은 주거시설과 함께 2024년 4월 준공됐다. 아파트 894가구·오피스텔 256실을 비롯해 상가 218개 호실이 들어섰다. 현재 판매 물량은 전체 상가의 약 28% 수준이다. 매각이 시작된 이달 초를 기점으로 일부 상가에는 가계약금이 들어가는 등 거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미분양 물량이 할인된 가격에 거래될 경우 재산권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상당수는 상가를 담보로 대출받아 분양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물량이 적잖은 만큼 할인된 금액대로 실거래가가 형성되면, 기존 담보가치가 낮아져 대출 연장 과정에서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것이 수분양자들의 우려다.
이곳 또 다른 상가 소유자 이모 씨는 "3억원 정도의 상가를 분양받으면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 장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담보가치까지 낮아지면 대출 연장 때 일부를 갚아야 할 수도 있다"며 "갑자기 수천만원을 마련하라고 하면 감당할 수 없는 상인들이 많은데, 파산을 걱정할 정도로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는 수분양자들은 지난 18일부터 중구청 앞에서 할인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고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현재 매각 중인 상가들은 2020년 분양 당시 계약이 이뤄졌지만 잔금이 납부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물량"이라며 "시공사의 공사비 지급 독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채무를 갚기 위해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주상복합 단지 상가를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준공 이후 일부 상가 내부에 '기둥'이 자리를 차지하는 등 하자 민원도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상가 분양은 상호 계약 관계이기에 구청이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담보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수분양자들의 사정을 알고 있다. 해당 내용부터 하자 민원 등과 관련해 시행사·시공사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