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두드린 '국립의대', "안동, 이제 설립 현실화 문 열어"

입력 2026-08-21 1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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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의대 신설 TF로 시작, 2023년 민·관·학·정이 나서 본격화
토론회·결의안·서명운동, 유림들 정부 건의와 국회까지 무대 넓혀
8월 7일 안동 침수정서 유림·청와대 관계자 만나 의대설립 등 건의
권기창 시장, "의과대 설립·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행정력 집중"

10년 넘게 두드린 안동시와 안동지역의
10년 넘게 두드린 안동시와 안동지역의 '국립의대 유치 운동'이 지난 20일 경북도가 교육부에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동시 제공

경북도가 지난 20일 교육부에 경북 국립의과대학 설립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국립경국대학교(옛 안동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안동지역의 의대 유치 노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안동의 국립의대 유치전은 최근 정부의 의대 신설 방침에 맞춰 급조된 사업이 아니다.

2013년 국립안동대가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연구위원회를 꾸리면서 본격화됐고, 이후 지역사회와 정치권, 대학, 경북도가 10여 년간 꾸준히 정부의 문을 두드려온 것.

출발점은 2013년 7월 구성된 '안동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TF 연구위원회'였다. 당시 안동대는 학내·외 전문가와 의료기관 관계자 등 11명으로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대 신설 연구에 착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의과대학 신설 연구보고서도 마련했다.

당시부터 안동이 내세운 논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북부지역의 의료인력 부족과 상급 의료기관 부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국립대학인 안동대에 의대를 설치해 북부권 거점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과 맞물려 메디컬 콤플렉스를 구축하고 의료인력 양성과 지역 의료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지역 정치권도 곧바로 힘을 보태, 2015년 안동시의회는 국립안동대 의과대학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경북북부지역 시·군의회의장협의회와 경북 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잇따라 결의안을 채택했다.

10년 가까이 잠복했던 유치 움직임은 2023년 들어 다시 크게 불붙었다.

안동시는 민선 8기 공약으로 '의과대학 유치 및 대학병원 설립'을 내걸고 행정력을 집중했다. 2023년 2월 22일에는 안동시·안동시의회·안동대가 함께 '국립의과대학 설립 공동협력 선언식'을 열었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안동시청에서 '안동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유치 토론회'가 열렸다. 지역 대학생과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사인력 수급과 공공의료 인력 확충 방안, 안동대 의대 유치 경과 등이 논의됐다.

2024년은 안동대 의대 유치전이 지역 차원을 넘어 정부와 국회를 직접 겨냥한 해였다.

11월 안동대와 경북도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경상북도 국립의대 신설 촉구 토론회'를 열었고, 이철우 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 정태주 안동대 총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경북지역 국회의원들도 경북 국립의대 신설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의 전통 유림사회까지 움직였다. 2024년 3월에는 성균관유도회 경북본부와 경북향교재단, 학봉종택, 안동시 노인회 등 지역 유림·사회단체들이 안동시청에서 국립안동대 의대 설립을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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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두드린 안동시와 안동지역의 '국립의대 유치 운동'이 지난 20일 경북도가 교육부에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동시 제공

2025년에도 안동시의 행보는 이어졌다. 안동시는 국립의대 유치 지원 조례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9월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경북도·국립경국대와 함께 국립의대 설립 결의대회를 열었다. .

같은 해 12월에는 권기창 안동시장이 안동을 찾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경북 북부권의 의료 현실을 설명하고 국립의과대학 설립 필요성을 직접 건의했다.

권 시장은 "지역에서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에 정착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립의대가 단순한 교육기관 유치를 넘어 지역 필수의료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서는 유치운동의 성격도 달라졌다. 지난 4일 안동시는 '국립의대 설립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부서별 과제를 조정하는 실무 TF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 의대 설립의 당위성을 알리고 정부에 건의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설립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제도적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안동시는 이달 '경북 국립의과대학 설립 실행전략 수립 연구용역' 평가위원 공개모집에 나서면서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도 착수했다.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의 설립·운영을 비롯해 실제 사업 추진을 뒷받침할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8월 7일 안동 임청각 옆에 자리한 '침수정'에서는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과 이충섭 안동향교 전교, 김교환 안동시노인회장, 김종길 학봉종손, 류창해 서애종손 등 유림인사들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관계자와 만나 국립경국대 의과대 신설 등 지역 주요현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안동시는 앞으로 경상북도와 국립경국대학교, 관계기관과 협력해 의과대학 설립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과 지역 의료 기반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국립경국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은 지역에서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정착시켜 경북 북부권의 필수․응급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며 "안동시민과 경북도민이 사는 곳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의과대학 설립과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