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北核 80~120개"
트럼프 "연내 만날 것"… 비핵화 즉답 피해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CVID 물 건너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수를 80∼120개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57개라고 언급한 것과 대비되는 데다 사실상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져 파장이 일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왔다. 북·미 대화 재개 제안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안 장관은 20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몇 개 정도 핵을 개발했다고 정부는 자체적으로 평가하느냐"고 묻자 "우리가 보통은 80∼120개로 보는데 정확한 수치를 말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 연구기관의 평가에 따른 수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수량을 못 박는 등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대북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대두된 탓이다. 그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첫날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이라 지칭하고, 지난해 3월 13일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북핵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었다. 이번처럼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김 위원장과 연내 회담을 확언하면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김 위원장의 바람만 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목표 설정 없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회담'에 치중하다 지나친 양보만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약 60기의 핵무기와 핵무기 30기분을 추가로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투발 수단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의 적용이 어렵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