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한미연합훈련 축소 흥미 없어"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는 자세로 전환
北美 상대 입장 간보기 식 줄다리기 돌입
北 편든 中 외교부장 "대북적대정책 바꿔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과 뒤따른 북미 대화 재개 제안을 두고 북한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북한이 즉각적인 응답을 하진 않았지만 한미연합훈련의 영구적 중단으로 요구 수위를 높이는 등 주도권을 쥔 모양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숙원을 풀어주듯 트럼프 대통령은 '57개의 핵무기'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못 박았다.
◆"흥미 없다"며 간보기 들어간 北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카드를 받아든 북한은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는 속담에 보폭을 맞추는 분위기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주요국 문제들에 대한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우리는 개별적 훈련의 축소나 단축이 아니라 현재까지 미한 사이의 합동군사연습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오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명백한 대조선 적대감의 숨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투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한 바 있다. 그 결과로 17~27일 예정됐던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반쪽짜리가 됐다. 한반도 안보가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데 대해 미 조야와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지적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선물처럼 북한에 내민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의 시선에선 대표적인 '침략전쟁연습'이었다.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관련 부처가 환영과 기대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특히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답했으며 대화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던 터다. 그런데 김 부장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다만 김 부장은 "두 지도자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 이는 세상이 다 알고 있으며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북미 대화의 의지를 완전히 지우진 않았다.
◆트럼프, 北 숙원 풀어주나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길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비핵화를 논의의 전제로 만나거나 협상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57개의 핵무기'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거론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적대 정책을 철회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니 서로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즉각적인 화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란전쟁의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친숙한 북한을 매개로 정치적 타개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역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가늠할 수 있을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