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가자지구 매일 30~40명 죽여야"… 파문
이슬람교와 공동의 성지인 성전산에서 예배… 종교적 도발로 해석될 여지 커
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또 말썽이다. 안하무인격 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이슬람교를 무시하는 듯한 일련의 조치를 이어가면서다. 그는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활동가들을 가두고 조롱해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벤-그비르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골라 죽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 축소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파장이 컸다. 특히 이 방송은 하마스의 인질로 억류됐다가 738일 만에 풀려난 롬 브라슬라브스키가 진행한 것이었다.
벤-그비르 장관은 "내가 총리와 뜻을 달리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에서 표적 암살을 감행해 매일 밤 30~40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곳에는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살아서는 안 되며 심지어 사람조차 아니다"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다시 가자지구에서 세력을 결집해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공습을 재개한 바 있다. 그는 인종 청소를 연상시키는 주장도 펼쳤다. 가자지구에서 외부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규모로 강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와 공동의 성지인 성전산에 대한 태도도 입길에 올랐다. 유대교 신자들이 성전산에서 예배 보는 걸 사실상 방치한 탓이다. 이에 대한 질서 유지 등의 임무는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안보부의 몫인데 장관인 벤-그비르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전산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곳이자 과거 제1·2 성전이 있었던 유대교 최대 성지다. 성전 터에는 현재 황금색 돔 지붕을 얹은 바위 사원이 있다. 무슬림들에게도 성지다. 무함마드가 승천을 체험한 곳인데다 메카와 메디나에 이은 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자리한 곳이다.
벤-그비르 장관 취임 직후부터 예견된 분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유대인도 성전산에서 자유롭게 기도할 권리가 있다"며 '현상 유지' 원칙의 타파를 선동했다. '현상 유지' 원칙이란 무슬림은 이곳에서 언제든 기도할 수 있지만, 유대인 등 비이슬람교도는 정해진 시간에 방문할 수 있을 뿐 기도는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슬람교 신도들의 반발을 의식해 전면 금지됐던 유대인의 기도가 경찰의 방조 아래 점차 허용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기도서 같은 예배 용품 반입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종교적 도발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