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 1일부터 카드 결제 수수료 전가 금지…소상공인 "주당 수백만원 추가 부담"
호주에서 1일부터 카드 결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되면서 카페와 소매점들이 잇따라 메뉴 가격을 올리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일부터 카드 결제 수수료 부과를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이프토스(eftpos)·비자·마스터카드로 결제할 때 별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유니온페이·페이팔도 자발적으로 이번 조치에 동참했다.
멜버른 무니폰즈 지역의 카페 '레녹스 스트리트 델리' 공동 대표 로스 수레이스는 은행이 부과하는 카드 처리 수수료가 주당 1,000호주달러(약 92만원)를 넘어 이미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수수료 전가가 금지되면 주당 1,200~1,500호주달러(약 110만~138만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레이스는 이번 조치 시행에 맞춰 커피 가격을 50호주센트, 파니니 가격을 1호주달러(약 920원) 올릴 준비를 마쳤다. 그는 이 인상분이 "잃게 되는 수수료를 충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천 곳에 달하는 호주 소규모 사업자들도 비슷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카드 결제 비용을 자체 흡수해 이미 얇은 마진을 더 줄이거나,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제과점 운영자 딜런 맥퀸은 지난 회계연도에 카드 수수료로만 5,785호주달러(약 533만원)를 냈다고 밝혔다. 호주레스토랑카페협회는 이번 조치가 "호주 결제 역사상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많은 소규모 사업자들이 "시행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RBA는 이번 조치와 함께 은행이 가맹점에 부과하는 인터체인지 수수료 상한도 낮췄다. 소비자 신용카드의 경우 상한이 0.8%에서 0.3%로, 체크카드는 10센트 또는 0.2%에서 8센트 또는 0.16%로 각각 인하된다. RBA는 이 조치로 사업자들이 연간 9억1,000만 호주달러(약 8,38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RBA는 사업자들이 카드 결제 비용을 전체 가격 체계에 반영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페와 소매점들이 카드 처리 비용을 기본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어, 현금 결제 고객도 기존에는 카드 사용자에게만 부과되던 수수료를 나눠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급식 결제 플랫폼 플렉시스쿨스는 전국 2,100개 이상의 학교 학부모들에게 1일부터 주문 건당 수수료를 6센트 인상하고 최소 결제 금액을 10호주달러로 설정한다고 통보했다. 수수료 부과가 금지된 데 따른 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수수료를 명칭만 바꿔 계속 부과하는 행위를 소비자 기만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이번 금지 조치는 소규모 업체를 포함해 해당 카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