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신중언 기자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도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큰 틀은 완성돼 가고 있다. 그러나 법을 고쳤다고 형사사법제도 개편의 숙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개편 이후 공소청 검사는 경찰 수사기록에서 미진한 부분을 발견해도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경찰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경찰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검사가 직접 사건의 빈틈을 메우던 지금과는 구조가 달라진다.
여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중수청의 역할을 넓혔다.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에 대해서는 중수청이 경찰 수사를 다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면밀한 법적 검토 없이 내놓은 '땜질식 대책'이라는 비판도 뒤따랐지만, 결과적으로 중수청은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그런데도 출범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현재 중수청이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인력'이다. 중수청 정원 2천874명 가운데 수사관은 2천567명에 달한다. 이 인원을 제때 채울 수 있을지를 두고 벌써부터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개청준비단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8곳을 돌며 임용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검사 참석자는 전체 검사 정원 2천292명의 12%에도 못 미치는 270명가량에 그쳤다. 검찰수사관은 6천300여명 가운데 2천810여명, 약 45%가 참석한 것과 대비된다.
준비단이 최근 사법연수원 36~39기 검사들에게 직접 연락해 지방 중수청 국장급 자리를 권유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는 중수청으로 옮기는 검사들의 급여와 처우를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검찰 내부 반응은 냉랭하다. 검사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수사관으로 옮겨야 하는 데 비해 승진이나 처우에서 뚜렷한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중수청을 새로운 선택지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 경찰 등 외부 경력자들은 검찰청 인력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남은 자리에 지원하게 된다. 경위·경감은 관련 경력을 갖추면 중수청 6급 수사관에 지원할 수 있다. 특히 경위가 옮길 경우 사실상 한 단계 승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정급에게도 계급정년 부담 없이 수사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거론된다. 검찰 출신 지원이 적고 경찰 출신 지원이 몰릴 경우 중수청이 출범 초기부터 경찰 출신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출신이 많다고 수사가 부실해지는 것도 아니고 검사 출신이 많다고 좋은 수사기관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중수청이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는다면 서로 다른 수사 경험과 법률 전문성을 고르게 확보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기존 수사와 같은 시각만 반복한다면 보완수사를 별도 기관에 맡기는 의미도 줄어든다.
경찰의 인력 사정 역시 여유롭지 않는 점도 변수다. 현재도 수사·형사 부서 경찰관 한 명이 한 해 평균 130여건의 사건을 처리할 정도로 업무 부담이 크다. 검찰이 직접 수사해 온 사건까지 경찰로 넘어오면 업무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숙련된 경찰 수사관이 중수청으로 대거 빠져나가면 기존 경찰 수사현장의 인력 공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