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공급 불안도, 비수도권 침체도 해답 못 낸 부동산 대책

입력 2026-08-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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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에 신규 택지 10만 가구를 포함해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 착공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등의 '8·13 부동산·금융 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23만 가구 중 상당수는 인허가와 지역 반발 등으로 지연(遲延)된 기존 사업의 일정을 앞당기는 물량이다. 신규 택지도 실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전월세난과 매매가격 불안을 잠재울 즉효 약이라기보다 중장기 공급 계획에 가깝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두 배 높였다. 불과 넉 달 전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했던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과 실수요자 불편을 이유로 말 바꾸기를 한 셈이다. 집값을 억제하겠다면서 빚을 내 집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모순이다.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은 시장 침체와 준공 후 미분양이 여전히 문제다. 장기 공급 중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듯 보이지만 인구 유출과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수요 부진(不振)은 여전하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비수도권 대책은 사실상 거의 없다.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개발부담금 완화나 비아파트 공급 지원 등이 제시됐을 뿐이다. 지방에 이미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을 어떻게 소화하고, 지역 인구와 일자리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요 대책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모순투성이 대책을 내놓았다. 서울 집값 불안을 잡겠다는 공급 물량은 상당 시간이 필요하고, 가계부채를 강하게 관리하겠다던 금융당국은 넉 달 만에 총량 증가율 목표를 두 배로 높였다. 수도권에는 공급 부족을 이유로 택지를 푸는데, 지방에는 이미 지어진 집이 팔리지 않는 해묵은 문제가 남아 있다. 8·13 대책이 보여주는 것은 공급 숫자의 해결이라기보다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정책의 흔들리는 좌표(座標)다. 집값 안정, 실수요자 지원, 가계부채 관리,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라는 복합적 과제가 한꺼번에 얽혀 있는데 정부 해법은 헛다리만 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