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란봉투법 혼란, 법적 효력 없는 지침 땜질로 방치하겠다는 노동부

입력 2026-08-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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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으로 노동 현장이 대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통령의 시행령(施行令) 마련 주문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기존에 냈던 해석 지침 땜질로 대처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행령 작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모법에 명시적 위임 조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미 노동조합법 내 타 조항(제29조의 3 제4항 등)을 활용해 지난 3월 시행령(대통령령 제36159호)을 개정한 선례가 있어 이 같은 노동부의 발뺌은 책임 회피(回避)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쟁의(爭議) 대상이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확대되고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사용자성이 확장되면서, 산업 현장의 법적 분쟁은 급증했다. 급기야 삼성전자 노조가 전남광주 반도체 공장 투자 건을 교섭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자, 오죽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온 사방에서 분쟁"이라며 시행령과 지침 등을 명확히 정해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겠는가.

그러나 노동부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시행령 개정을 포기하고, 기존 행정지침을 보강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를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침에 아무리 세밀한 예시를 담는다고 한들, 노사 간의 해석이 엇갈리면 결국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판결로 직행할 수밖에 없다. 법 시행 후 중노위에 접수된 사용자성 판단 신청만 지난달 10일까지 458건에 달하는 등 현장의 불확실성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에서, 법적인 효력도 없는 지침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것은 실효성 없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노란봉투법 혼란의 근본적 책임은 모호한 조문을 법에 담아 판을 키운 여당에 있다. 그러나 법이 시행된 이상, 이를 집행하는 행정부가 현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그나마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법의 모호함이 초래한 산업 현장의 혼란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