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김종민] 행안부장관이 지휘하는 특수수사

입력 2026-08-19 1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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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MK 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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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MK 파트너스)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조직과 인원이 확정됐다. 총 2874명의 대규모 조직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에 시선이 쏠려 관심이 적지만 중수청은 앞으로 '권력이 직할 통치하는 중앙수사기구'로서 적지 않은 논란 거리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인사권과 행안부장관의 수사지휘권, 과거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합쳐 놓은 매머드급 조직 때문이다. 중수청은 중수청장과 차장 산하에 기획조정관, 경제범죄수사국, 반부패수사국, 과학수사국을 둔다. 경제범죄국 산하에 경제범죄수사과, 금융범죄수사과, 반독점수사과 등이, 반부패수사국에 반부패수사과, 마약수사과, 공공사회안전수사과 등이 설치된다. 과학수사국에 사이버기술수사과, 디지털수사과를 두며 수사정보관 산하에 수사정보1담당관, 수사정보2담당관 조직도 신설된다.

중수청은 대검 조직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으나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 대검과 달리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부, 공정거래조사부, 정보기술범죄수사부 등 직접 수사조직을 모두 합친 초대형 중앙수사기구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막강한 수사권력을 갖게된 중수청을 통제할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장악하고 행안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직접 중수청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수청 소관 범죄는 사기 등 경제범죄, 마약범죄, 정치자금법, 국정원법,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부정경쟁방지법, 정보통신망법 등 광범위하다. 사실상 모든 범죄수사를 중수청이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사의 지휘 없이 독자적 수사권을 갖게 된 15만 경찰에 이어 권력이 직접 지휘하는 초대형 중수청 탄생이 의미하는 바는 대통령의 인사권으로 통제하는 '경찰국가화'이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탄생한 검찰은 경찰을 이용해 민중을 탄압하고 착취해 왔던 국왕의 권력을 통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사법경찰 제도도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 우리나라 같은 대륙법계 국가에서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을 구분하는 이유는 수사의 공정성 보장 때문이다. 인사권을 가진 행정경찰 수장(경찰청장, 지방경찰청장)이 인사권을 도구로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때문에 검찰의 독립이 중요하고 전 프랑스 검찰총장 장 루이 나달은 "검찰의 독립이 없으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으면 정의도 없다"고 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헌법을 개정해 판사와 검사의 인사와 징계를 관장하는 최고사법평의회(Conseil Supérieur de la Magistrature)를 헌법상 독립기구로 만들었다. 나치와 파시스트 정권 치하에서 법원과 검찰이 정치권력의 도구로 이용되었던 폐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공소청 출범은 단순한 수사권 기소권 분리 문제가 아니다. 1895년 갑오경장 때 입법된 재판소구성법을 통해 계수되어 100년 이상 시행되어 오던 대륙법계 검찰과 사법경찰제도의 전면 폐지를 의미한다.

중수청이 유명무실화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일부 전망은 순진하다. 경찰에 이어 행안부장관이 직접 수사지휘를 하는 중수청의 출범은 중국식 공안통치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헌법의 검사 영장청구권 규정은 헌법 전문에도 들어있는 4·19 민주이념을 구체화 하기 위해 1962년 헌법개정 때 신설된 것이다. 자유당 정권 시절 내무부가 주도했던 경찰국가의 극심한 폐해, 검사의 수사지휘권 덕분에 박종철 고문치사의 진상이 밝혀져 1987년 민주화의 기폭제가 되었던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4·19 이전으로 회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프트파워 시대에 공정하고 효율적인 형사사법제도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다. 최소의 비용으로 효과적인 범죄예방과 진압, 범죄피해자의 인권보호에 기여하는 제도가 최선이다. 무소불위 권력이라며 검찰을 비판하던 '견제와 균형'을 이제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견제받지 않는 경찰과 중수청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경찰, 중수청, 공수처, 특검, 상설특검이 병렬적으로 공존하는 형사사법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모든 수사는 사법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치검찰은 정치경찰, 정치중수청으로 진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