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장관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입장과 건강상 이유로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비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의 표명은 아니다"며 선(線)을 그었고,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일 "잘 버티시라"고 당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의를 만류(挽留)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 장관이 18일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사퇴는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건강 문제와 검찰 개혁 관련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으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趣旨)로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정 장관의 사직서 제출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대대적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법무부 장관, 그것도 정부·여당에서 합리적 인사로 평가받는 정 장관의 사직서 제출은 향후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과 안착(安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줄곧 신중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장관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勸誘)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물러섰다. '개혁은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안전을 지키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던 사람이 국민이 입게 될 피해보다 대통령이 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을 더 우려한 것이다.
이번 사직서 배경에 대해서도 향후 청와대와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압박이 불 보듯 뻔하니 '도피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법무 행정을 총괄(總括)하는 책임자로 '부당한 공소 취소 압박'에 결연(決然)히 맞서야 마땅함에도 부담을 안기 싫어 '자리를 떠 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 장관의 사직서 제출은 여러 면에서 매우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