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곽부대 전성시대]"막강 파워" 강성파에 휘둘리는 여야 …"이슈 메이킹" 커지는 변방의 북소리

입력 2026-08-07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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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전한길의 존재는 강성파 두목격
"막강한 영향력, 이슈 형성" 몇몇 유튜버 독점
장동혁 대표의 막강 우군도 '우파 유튜브'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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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유튜브 전성시대가 정치권의 권력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국회와 정당, 전통 언론이 정치 의제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정치권 밖에서 활동하는 유튜버와 정치 인플루언서들이 여론 형성과 의제 설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가 됐다. 국회에서 만들어진 이슈보다 정치 외곽에서 울린 '북소리'가 정국 전체를 흔드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 정치권의 여론은 지상파 방송과 종합일간지 등 전통 언론이 상당 부분 주도했다.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튜브와 SNS가 새로운 정치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의 정치적 위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명 유튜버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곽부대의 북소리에 본진이 움직이는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서는 방송인 김어준의 영향력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그의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정책 방향과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창구 가운데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진행자인 김어준이 시청자에게 절을 하라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넙죽 큰 절을 한다. 현재 당권주자인 정청래·김민석·송영길도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을 이곳에서 밝힌다. 정치권에서는 김어준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여권 핵심 지도부와 함께 '충정로 대통령'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유튜버 전한길이 강성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강성 우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진보 및 중도 세력으로부터 극우파로 매도되고 있기는 하지만 장동혁 당 대표를 강성 지지세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치 외곽부대의 스펙트럼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진보 세력 내에는 유시민 작가도 김어준 만큼이나 존재감이 크다. 진보 세력 내에는 정치 토크 유튜브 '매불쇼'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며, 보수 진영에서는 ​정규재, ​고성국, 진성호 등 다양한 유튜브 채널이 정치 현안을 분석하며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치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집권여당 외곽부대의 야전 사령관 김어준 방송인. 232만 구독자 유튜버. 연합뉴스
집권여당 외곽부대의 야전 사령관 김어준 방송인. 232만 구독자 유튜버. 연합뉴스

바야흐로 거대 양당의 강성 지지층 전성시대다. 제도권 정치보다 비제도권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야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이른바 '정치 외곽부대'는 각 당 지도부의 노선과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정치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은 수십 명의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보이며 주요 정치 현안을 선점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이슈 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치 지형이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 과정이 거론된다. 야당과 법조계, 국민 다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도 여당의 강성 지지층이 바라는대로 통과됐다. 여권 내부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정치권 전반의 논쟁을 촉발했다. 방송인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는 지상파 3사를 합친 것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의 주요 정책과 정치 현안에 대한 설명과 해명이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이 아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다.

◆구독자만 232만명, 김어준 뉴스공장

2023년 1월9일부터 시작한 방송인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은 2022년 12월30일에 종영한 TBS(서울교통방송) 뉴스공장의 후신으로 보면 된다. 2년 만에 구독자수는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9억 뷰가 넘는다. 이 방송국이 충정로 20번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 진행자는 '충정로 대통령'이라 별명도 갖게 됐다.

3년 전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 프로그램' 설문조사에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전체 13위를 차지했다.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뉴스 전문채널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인터넷 온라인 영상 콘텐츠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 결과인데, 유튜브 채널로는 유일하게 상위권 순위에 포함됐다.

실제 파급력 만큼이나 작은 방송국의 규모를 갖고 있다. 담당 PD만 4명이며, 전속 작가도 6명이나 된다. 전문 패널들도 잘 짜여져 있다. 검찰 이슈는 주진우 전 시사인 편집위원, 정치·노동 파트는 홍사훈 진행자, 법률 쪽은 노영희 변호사, 탐사보도는 봉지욱 전 뉴스타파 기자가 담당한다. 이슈마다 인터뷰 대상자도 거의 민주당 의원들이 등장한다.

최근 한달 동안 정치권의 핫이슈 메이커인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과 친명계를 독하게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달 동안 정치권의 핫이슈 메이커인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과 친명계를 독하게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슈 킹메이커, 유시민 작가의 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61명이다. 하지만 이슈를 생산하는 유시민 작가 1명만도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럴 만도 하다. 지난 한달 동안 유 작가는 정부와 여당을 뒤흔드는 핫이슈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발언을 꼽자면 ▷가치와 이익을 기준으로 한 ABC 그룹 벤다이어 그램 ▷지지층이 원한 증축론과 동의를 받지 않은 재건축론 ▷이재명 대통령 필패론 등.

유 작가의 발언은 여권 전체를 들쑤셔 놓았으며, 친명계 의원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그만큼 유시민이라는 한 명이 꺼내든 변방의 북소리가 여권 지형 전체를 흔들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졌던 것이다. 유 작가는 한달 전에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중은 민주진영 증축을 원하는데, 이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은 검찰개혁 지연 사태가 첫번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범여권 논객 1명이 거대 공룡을 괴롭히는 형국이다. 유 작가는 1일 유튜브 채널 '탁현민의 더뷰티플' 방송에서도 이 대통령을 겨낭해 "한 시기에 서로 마음이 맞아서 전우애적으로 맺어졌다고 해서 영원히 가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영원히 갈 수도 없다"며 "서로 다른 판단을 했고, 가는 길이 달라진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26일 매일신문 유튜브
6월 26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출처=매일신문 유튜브

◆장동혁 대표 버팀목 '우파 유튜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강성 보수 지지층의 영향력이 당 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당 공식 지도부와 정책 참모진,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기반과 함께 강성 보수 성향의 원외 조직 및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 이후 당내 중도·개혁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표직 사퇴 요구가 이어졌지만,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면서 지도부를 유지했고, 현재는 당내 입지도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외곽 부대는 든든하다. 다양한 우파 응원부대로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되고 있다. 고성국, 이영풍 등 우파 유튜브들의 주도로 설립된 대한민국자유유튜브총연합회이 그 중심이다. 더불어 장예찬을 비롯해 성창경, 배승희, 강용석, 김경국, 강신업, 문틀란, 목격자K, 젊은시각, 청년의소리, 멸콩TV, DC인사이드 등이 장 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매일신문 유튜브(이동재의 뉴스캐비넷) 역시 장 대표가 자주 등장하는 단골 방송이다.

전한길 언론인이 지난 3월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한길 언론인이 지난 3월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