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제조업체인 P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72) 씨는 은퇴를 하고 싶다. 아들이 처음 회사에 근무를 시작한 20여년 전 회사 상태가 괜찮았지만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았다. 차라리 아들이 제 길을 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수없이 자책도 했다. 그러나 말없이 회사 일에 전념을 해 준 아들이 고맙기도 하다. 덕분에 이제는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씨는 이제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생각에 상담을 의뢰해왔다.
◆가업증여 위해 법인 전환
이씨가 운영하는 P사의 연간 매출액은 50억원 내외다. 겨우 대출이자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이익을 냈지만 2, 3년 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2024년은 영업이익이 3억5천만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53억원에 영업이익은 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9.4%이다. 총자산은 32억원, 총부채는 15억원으로 순자산은 17억원이다. 직원 수는 15명이다.
이씨는 지금 당장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를 물려준 후에는 회사 일은 아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아예 손을 뗄 작정이다. 20년을 근무한 아들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허수복(NHK파트너스 대표) 전문위원은 "법인과 달리 개인기업은 가업증여 특례 대상이 아니어서 가업상속공제만 적용된다"라며 "공장 부동산 및 기계 등을 증여해 주기에는 증여세가 너무 많다"고 판단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해 P사를 법인으로 전환해 가업증여 특례를 적용할 것을 권했다.
이씨는 지금 당장 P사를 법인으로 전환하여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이다. 개인기업을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개인기업의 업력을 법인이 그대로 물려받는다. 가업승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권대희(법무법인 동승 변호사) 전문위원은 "가업증여 특례 대상이 되는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정할 때 개인사업자로서 영위하던 가업을 동일한 업종의 법인으로 전환해 피상속인이 법인 설립 이후 계속해 그 법인의 최대주주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사업자로서 가업을 영위한 기간을 포함하여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법인 전환 방식 고려해야
P사를 법인으로 전환해 아들에게 가업증여 특례를 통하여 회사를 물려주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곧바로 법인전환 작업에 돌입을 했다.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법에는 현물출자에 의한 법인전환과 세감면 사업 양도·양수에 의한 법인전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세감면 사업 양도·양수에 의한 법인전환 방법은 법인의 자본금을 현금으로 납부하고,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후 개인기업의 자산과 부채 일체를 법인에 양도하고 양도한 금액을 법인으로부터 현금을 다시 받는 절차를 거친다. 현물출자에 의한 법인전환 방식보다 절차가 간편하기 때문에 보통 순자산 규모가 적을 때에는 세감면 사업 양도·양수에 의한 법인전환을 선택한다.
그러나 자본금 규모가 클 경우에는 현물출자에 의한 법인전환을 선택한다. 이 경우 개인기업의 자산 및 부채 일체 즉, 현물을 출자해 법인의 자본금으로 납입하기 때문에 현금을 출자할 필요가 없어진다. P사의 경우 순자산 17억원이 법인의 자본금으로 현물출자된다.
송현채(이산회계법인 이사) 전문위원은 "조세특례제한법 상 현물출자에 의한 법인전환은 해당 사업을 영위하던 자가 발기인이 되어야 하고, 또한 새로 설립하는 법인의 자본금이 법인으로 전환하는 개인사업장의 법인전환일 현재 순자산평가액 이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 및 취득세 검토
법인전환을 할 경우 개인사업자의 부동산을 새로 신설한 법인으로 소유권 이전을 하여야 하므로 양도소득세 및 취득세가 문제된다. 양도소득세는 조세특례제한법 제32조에 따른 요건을 갖출 경우 이월과세가 가능하다. 즉, 법인전환을 할 때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동산을 처분할 때까지 세금이 이월과세된다.
취득세는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2027년 12월 31일까지 취득하는 사업용 고정자산에 대해서는 취득세의 100분의 50을 경감한다.
조성래(세무법인 화평 세무사) 전문위원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및 취득세 경감에는 사후관리가 적용되어 자칫 추징 당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며 "다만, 현물출자에 의한 법인전환 시 면제되는 취득세 등에 농어촌특별세를 과세한다"고 조언했다.
또 개인기업을 법인전환할 때에는 부동산 이전등기 시에 주택법의 규정에 따라 일정금액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이때 부동산등기에 따른 국민주택채권 매입은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면제된다.
P사의 부동산 및 매출채권, 기계장치 등의 자산총계는 32억원이고, 매입채무 등 부채총계는 15억원이다. 순자산평가액은 17억원이다. 따라서 새로 설립하는 ㈜P사의 자본금은 17억원 이상이면 된다.
P사의 법인전환이 완료되면 P사의 이씨 주식을 아들에게 가업증여 특례를 통해 증여하면 된다. 이 경우 가업증여 특례의 법적인 요건은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검토됐다.
법인전환 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P사의 1주당 주식가액은 1만원이며, P사의 총주식가액은 17억원이다. 사업무관자산은 없다.
가업증여 특례를 통해서 이씨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특례 증여세는 10억원을 공제한 후 120억원까지는 10%, 12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업증여재산 17억원에서 10억원을 공제한 7억원에 대해 10%인 7천만원을 증여세로 내면 된다.
[매일신문 가업승계 지원센터 전문위원]
▷허수복 NHK파트너스 대표
▷송현채 이산회계법인 이사
▷조성래 세무법인 화평 세무사
▷권대희 법무법인 동승 변호사
▷방효준 명인노무사 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