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섬유박물관 특별전 '손끝으로 이어진 시간: 엄마의 기록, 딸의 기억'

입력 2026-07-07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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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임영희 씨 의복 등 자료 기증 기념전
국가기록원 소장물인 일기장도 공개

대구섬유박물관이 특별전 '손끝으로 이어진 시간: 엄마의 기록, 딸의 기억'을 선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K-뮤지엄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이번 전시는 근대 복식 전문 박물관인 서울 경운박물관의 박경자 부관장이 어머니 고(故) 임영희 씨(1922~2015)를 추억하고자, 임 씨가 생전 지은 의복과 바느질 관련 자료를 대구섬유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뤄졌다.

임 씨는 평안남도 진남포 출생으로 경성여자사범학교를 1회로 졸업하고 패션디자이너를 꿈꾼 엘리트였으나, 22세의 나이에 결혼하게 되면서 디자이너의 꿈을 가슴에 담은 채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그의 남동생인 고(故) 임학권 성 누가의원장은 대구에서 평생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의료 봉사에 헌신했으며, 전 재산인 병원 건물과 사택을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구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임 씨의 일기장과 가계부 80점, 손수 제작한 의복 49점과 소품 189점을 비롯해 총 318점을 선보인다.

특히 그가 가족을 위해 손수 제작한 근현대 복식뿐 아니라, 1946년부터 평생 써내려간 일기도 같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일기에는 개인의 소박한 일상과 함께 해방과 6·25 전쟁, 남북 분단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이 고스란히 투영돼있다.

그의 일기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한 여성의 개인적 기록인 동시에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역사적·문화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국가기록원의 소장물로 보관 중이다.

박미연 대구섬유박물관 관장은 "그가 제작한 의복들은 물자가 부족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기성 디자이너의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련되고 정교하다"며 "특히, 헌 옷과 자투리 천을 덧대고 기운 바느질 속에서 가족을 향한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 시절에 대한 향수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7일까지 열리며, 9월 1일부터는 청도 갤러리이서에서 순회 전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