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사장 출신' 고동진 "호남 반도체 투자, 한 달 새 추진된 졸속 계획"

입력 2026-06-30 17: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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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젠슨황 회동서도 광주 언급 없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두고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 달 사이 급하게 추진된 졸속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투자 계획에 대해 "저도 기업에서 대표를 해봤지만 투자 계획이라는 것은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지와 투자 시기, 세부적인 투자금액에 대한 정확한 산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방안 역시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내용이 있어야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그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면서 "정부 지원 방안을 따져보면 결국 구체적인 이행방안이나 속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기업들의 공시 내용을 근거로 정부 발표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공시를 통해 '현재 시황에 근거한 장래 계획으로서 이해를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며 향후 시장 상황과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구체적인 일정과 투자계획은 향후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향후 반도체 투자의 일정과 투자 규모는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것이 현재까지의 팩트"라며 "이러한 '계획 아닌 계획'은 정치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 만들어낸 허상에 가까운 결과물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력 확보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했다. 고 의원은 "청와대 계획대로 팹 4기가 들어설 경우 최소 6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청와대가 말하는 호남의 태양광은 집적화된 태양광 기준으로 최대 규모가 새만금 0.06GW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용수 공급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영산강은 유역 면적과 절대 수량 측면에서 수도권에 비해 근본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농업용 저수지를 산업용수로 전환하는 이른바 '물 돌려막기'를 시행할 경우 농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려면 막대한 비용과 지역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이번 계획이 짧은 기간 안에 추진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기자회견 뒤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 내부를 건너 건너 확인해보니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이 대만에서 치맥 회동했을 때 참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지역 이야기만 있었을 뿐 광주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임기 안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놨다. 부지 확보와 공장 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시장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고 의원은 "부지를 확보하는 데만 2~3년, 반도체 공장 가동은 최소 10년 걸릴 것이다. 그럼 이 대통령의 임기는 끝난다"며 "그럼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텐데, 10년 뒤 생산되는 제품은 지금 우리가 보는 AI 메모리가 아닐 확률이 크다. 새로운 제품이 들어가야하는데 복잡성이 증가할 수 있어 그런 것들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