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800조 투자' 입지 조건 논란 확산…野 "정부 특혜" 정치 쟁점화

입력 2026-06-30 18:32:15 수정 2026-06-30 2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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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용수, 산업 생태계 등 적정성 비판 잇따라
과거 최태원 회장 광주·전남 입지 부정적 발언도 회자
野 "정치 공학 따른 투자 결정, 국정조사해야"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0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0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전력, 용수 등 측면에서 적정한지 의문이 잇따른다.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다는 정부 주장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거듭되고,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 맞느냐는 비판도 계속된다. 국민의힘은 '졸속 추진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0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이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전력 측면에서 충분한 재생에너지, RE100(재생에너지 100%)에 유리한 점 등이 강조되지만 한계 또한 만만치 않다는 반론이다. 기상 여건에 좌우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이를 보완하려는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막대한 구축 비용 및 화재 위험, 산재한 재생에너지의 집적·출력제어의 어려움 등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지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으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반도체 공장의 하루 피해는 약 2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계약 단가가 비싼 재생에너지를 주된 전력으로 쓸 경우 세계적 기업들과의 경쟁에 불리하고, 구속력 없는 RE100의 경우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원전 등으로 돌아서며 '핵심 변수'가 아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호남권의 원전을 활용해야 하는데, 호남권의 한빛 원전 1호기는 이미 가동 중단됐고 2호기 역시 올해 9월 중단을 앞두고 있는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한 여건이다.

용수 측면의 의문 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광주·전남을 흐르는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 면적은 수도권 한강유역, 영남권 낙동강과 비교해 절대 수량이 적은 데다 호남권에 산재한 농업용 저수지 물을 산업용수로 쓸 경우 극한 가뭄 시 농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어서다.

반도체 공장 4기에 하루 80만~120만톤(t)의 용수가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용수수요가 호남 전체 연간 공업용수 공급량보다 많고, 초순수 정제시설 건설에도 조 단위 비용이 들어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더해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추가 비용이 들고,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처럼 산적한 의문점 앞에 과거 최태원 SK 회장의 발언도 회자되고 있다. 고 의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4월 국회 한 세미나에서 '광주·전남에 전기가 있는데 반도체 공장 설립 생각이 있느냐'는 민주당 의원 질문에 "전기가 있는 곳에 가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 꼭 가야 한다고 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번 투자 결정이 과연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었느냐는 데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야권에서는 '삼전닉스'의 호남권 투자 결정에 정부가 개입됐고, 이는 결국 전당대회 호남 민심을 겨냥한 이 대통령의 정치적 필요가 배경으로 깔렸다고 분석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당한 문제 제기를 회피한다면 야당은 국정조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용지와 용수, 전력 등 인프라 지원 의지를 밝히고 기업이 투자 판단을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호남을 향한 멸시와 조롱, 냉소를 중단하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