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공립대 교수단체들이 30일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추진 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거점국립대 9곳 중 3곳만 선별(選別)해 집중 지원하기로 한 교육부 방침을 재설계하라는 요구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하면서 9개 거점국립대 중 3곳을 우선 선정해 대학당 연 1천억원을 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9개 대학 모두에 서울대 수준의 재정을 투입해 동반 성장시키겠다던 공약이 '서울대 3개 만들기'로 쪼그라든 것이다. 교수단체들이 '줄 세우기식 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정책의 성격 자체가 출발점과 달라졌다는 데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대학 서열(序列) 체제를 허물고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교육 개혁 구상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실행 단계에서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를 주도하는 '브랜드 단과대학'과 전략산업 분야 인재 양성에 예산이 집중되는 산업인력 양성 사업으로 좁혀졌다. 산업 논리와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쳐 지역 국립대의 경쟁과 서열화만 부추기게 된 것이다. 기초학문이 위축되고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선별 지원 방식 폐기(廢棄)'가 자칫 '예산 나눠 먹기'로 비칠 수 있고, 선택과 집중을 요(要)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대 10개' 정책부터 내걸어 놓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줄 세워 3곳에 몰아주겠다는 것에 대한 당연한 반발이다. 정부 스스로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번 교수단체의 촉구를 해당 정책의 재점검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회 입법을 통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 지원 체계를 만든 뒤 엄정한 성과 평가로 지원 대상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이 사업이 산업정책의 들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선 산업 연계 교육과 별개로 기초학문·교양교육의 비중을 보장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