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적 안전판'으로 답해야 -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 논의에 부쳐
김영진 제17대 대구교총회장
최근 드라마 '참교육'이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교권을 무시하는 학생과 악성 민원을 일삼는 학부모가 제재받는 장면마다 시청자들은 후련함을 느낀다. 교사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까지 이러한 비현실적인 해결책에 대리 만족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학교 현장이 처한 참담한 현실에 대한 깊은 공감이자, 드라마가 공교육 시스템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일깨우는 경고장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사와 학교는 교육활동을 침해당할 만큼 민원 대응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 국민신문고 민원, 아동학대 신고 등은 모두 국민에게 보장된 정당한 권리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악의적·반복적으로 오남용될 경우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킨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교육계, 정치권, 시민사회가 잇달아 교권 보호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교육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안한 '교육부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은 주목할 만하다. 교육부에는 전담 '국'을 신설하고, 시도교육청에는 교육활동보호지원센터를, 교육지원청에는 현장지원팀을 두어 교사 개인이 아닌 국가와 교육청이 민원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현재 여러 부서에 분산된 교육활동 보호 업무를 격상된 전담 조직인 '국'으로 통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 학교는 사안 접수와 보고 업무만 진행하고, 학교에서 자체 해결이 가능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교육지원청 현장지원팀이 민원에 직접 대응하도록 한다면 학교는 본연의 교육활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논의되고 있는 방안에서 시도교육청의 역할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교권 침해에 대해 교사의 신고 의지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가 교권 침해가 의심되는 상황을 인지하는 즉시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하는 엄격한 책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도 보고 의무는 존재하지만, 학교폭력 사안에서 신고 의무 위반이나 은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과 비교하면 실효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민원도 원칙적으로 학교 관리자를 통해 제기하도록 하고, 사전 예약되지 않은 상담이나 민원을 제한하는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기준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는 학교장이 교권 침해 의심 사안으로 접수하여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교사 개인이 홀로 민원을 감당하는 구조가 아닌 공적 보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더 나아가 반복적·악의적 민원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공적 주체로서 법률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이른바 '교육감의 법률 지원 및 대리 대응 체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교 이야기는 결국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건강한 교육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이제는 학생 인권과 교권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의 권익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지키고 공교육의 신뢰를 뒷받침하는 최소한의 공적 안전장치이다.
드라마 '참교육' 신드롬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교사 개인이 홀로 민원과 소송, 아동학대 신고를 감당하는 외로운 싸움을 끝내야 한다. 국가와 교육청이 책임 있게 방패가 되어주는 공적 안전판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공교육을 지키고 학교를 바로 세우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시급한 해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