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16일 코스피 4조8530억원 순매수
하이닉스 2조5천억원·삼성전기 2조원 등 반도체 집중
오는 18일 FOMC 등 매크로 변수 '촉각'
2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사흘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모처럼 국내 증시로 돌아온 가운데 외인 자금은 반도체·전력기기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4조853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8498억원을 순매도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2조5587억원), 삼성전기(1조9499억원), 리노공업(4445억원), 삼성전자우(3518억원), 삼성전자(3494억원) 순으로, 자금 유입은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다. 상위 2개 종목에만 4조원 이상이 집중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가 반영됐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테스트·소켓 등 후공정 수요 확대 기대가,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부품 수요 증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본업뿐 아니라 후공정·부품 등 일부 후공정·부품주로 매수세가 분산되는 흐름이다.
외국인들은 현대차(2804억원), LS일렉트릭(2294억원)도 적극 사들였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사업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점이 매수 배경으로 꼽힌다. 구글이 현대차에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BD) 지분 투자를 타진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빅테크의 관심이 BD 기업가치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LS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가 반영된 모습이다. 빅테크의 자본적 지출이 물리적 전력 인프라 발주로 이어지면서 전력기기 수주 잔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급등했다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네이버(1547억원), LG(1318억원)를 사들였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 기대가 반영된 대한항공(1235억원)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처럼 매수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의 행보는 그간 이어진 거센 순매도 기조와 대비된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25거래일 만으로, 이 기간 코스피에서만 약 76조원을 순매도했다.
해당 매도는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지만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7일 39.08%에서 이달 12일 40.01%로 높아졌다. 당시 외국인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31조9767억원), SK하이닉스(29조505억원) 등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 축소가 두드러졌다.
이같은 맥락에서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비중 축소 이후 재편입으로 해석된다. 순매도 기간 가장 많이 줄였던 반도체 대형주를 다시 사들이며 비중을 되돌리는 동시에 전력기기·자동차 등으로 매수 대상을 분산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수급 전환의 배경으로는 지정학 리스크 완화가 지목된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기대가 반영되며 국제유가가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 등 대형 기술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유동성 이벤트였던 스페이스엑스(X) 상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금 재배치 요인이 완화되면서 일부 자금이 재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치솟던 환율도 점차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10원대까지 내려오며 외국인 수급 환경이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다.
다만 수급 지속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 오는 1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정책 경로가 변수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수급이 주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직전 24거래일 동안 외인 누적 순매도 금액이 75조6000억원에 육박했던 만큼 최근 순매수만을 놓고 외국인 순매도 사이클의 종료 여부를 단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6월 미국 FOMC와 미·이란 최종 협상 과정 등을 중립 혹은 중립 이상으로 소화한다면 외국인 순매수에도 연속성이 부여될 가능성을 열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