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른 조선주 다시 뛴다…신조선가 상승·고부가 수주 '랠리'

입력 2026-06-17 09: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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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거친 조선주 반등…한 달 새 대형주 강세
발주 늘고 선가 오르고…업황 지표 잇단 개선
수주 목표 조기 달성…"피크아웃보다 호황 연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조정을 거쳤던 조선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가가 주춤하는 동안에도 신조선가 상승과 고부가 선종 수주 확대 등 업황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선주 반등은 그동안의 업황 개선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주는 지난 5월 한 달간 5~15% 안팎의 조정을 겪었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중공업은 16.14% 상승했고 HD현대중공업은 12.89%, 한화오션은 10.30% 오르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조선주의 주가 하락과 관계없이 조선업황은 강세를 보였다"며 "업황과 주가의 괴리가 메워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4월 말 이후 신조선가는 9주 연속 상승했고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6척을 수주했다. 초대형 LPG운반선(VLGC)과 액화암모니아운반선(VLAC) 수주도 36척에 달했다. 여기에 탱커 발주 증가와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추가 수주 기대까지 더해지며 고부가 선종 중심의 수주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VLGC와 VLAC 역시 LNG선 못지않은 고부가 선종으로 평가된다. 2028~2030년 인도 슬롯을 고수익 물량으로 채우고 있다는 점도 업황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업황 지표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5월 누적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335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이후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강한 발주 흐름이다.

특히 탱커와 LNG 운반선이 발주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전체 선박 발주 가운데 탱커 비중은 30%, LNG 운반선은 13%를 차지했다. 두 선종의 합산 비중은 지난해보다 21%포인트 확대됐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 탱커와 LNG 운임이 상승하면서 선주들의 발주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가 반등도 긍정적 신호다. 최근 저점 대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가는 4.4% 상승했고 LNG 운반선은 1.4%,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8%, LPG 운반선은 1.4% 올랐다. 발주 증가로 조선사들의 슬롯이 빠르게 채워지면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도 양호하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상선 수주 목표의 94.5%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은 91.2%를 채웠다. 상선 부문 기준으로는 사실상 연간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해양 부문에서도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상태로 추가 FLNG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존에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2028년을 실적 정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선가 상승과 고부가 선종 확대를 감안하면 2029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조선업 '피크아웃' 우려보다 호황 연장 가능성에 시장의 시선이 다시 쏠리는 이유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 이후 설계와 건조, 인도 과정을 거쳐 매출과 이익이 인식되는 만큼 최근 고가 수주 확대는 당장 올해 하반기 실적보다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후판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확대, 여름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은 하반기 실적 변수로 꼽힌다. 미국 함정 건조 시장 개방 법안 통과 여부와 글로벌 경기 흐름 역시 향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및 이란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교역 사이클은 꾸준히 회복 중"이라며 "하반기 이란 리스크 해소 시 교역 회복과 함께 선박 발주 또한 견조한 시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와 핵추진잠수함 등 호재성 이벤트에 과도하게 매몰되기보다 조선업 자체 시황과 수주, 그에 기반한 실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