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뽑지 않은 대다수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야 합니다."
제10대 구미시의회 출범을 앞두고 박교상 구미시의회 의장이 최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남긴 이 말은 지방정치가 잊지 말아야 할 책임의 무게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는 당선 이후 얼마나 책임 있게 의정활동을 펼치느냐에 따라 다시 평가받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구미시 투표율은 경북 최하위권 수준인 53.7%에 머물렀다. 더욱이 기초의원 선거는 다인 선거구 특성상 여러 명이 함께 선출되다 보니 상당수 당선자의 실제 득표율도 30~40% 수준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실제 지지 기반이 20%대 중반에 머무는 당선자도 적지 않다. 이는 구미시의원 당선자들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정치에 무관심했던 시민들에게까지 더 다가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당선자들이 정당성 확보나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더 받기 위해선 특히 중요하게 봐야 할 관계가 있다. 바로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단순히 지시를 수행하는 행정 인력이 아니라 지역 정책을 실무적으로 설계하고 주민 민원을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마주하는 행정 파트너다. 동시에 지역사회 구성원이자 시민의 목소리를 행정 최일선에서 접하는 존재다. 결국 공무원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시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의회의 견제와 감시, 행정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시의원들의 중요한 역할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인격적 존중과 상호 예의는 전제돼야 한다는 게 지역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구미시 한 공무원은 "선거철과 당선 이후의 모습이 다르다고 느껴질 때가 자주 있다"며 "시민과 공직사회를 얼마나 존중하며 꾸준히 소통하고,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는지가 선출직의 품격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미의 한 축제 현장에서 의전 문제로 불거진 한 시의원의 공무원 폭행 사건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선출직과 공직사회 간 건강한 긴장 관계를 넘어선 사태가 지역사회를 흔들었고, 1년이 넘도록 당시의 악몽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미시의회의 과도한 권위주의와 갑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선 낮은 투표율 및 지지율에 대한 선거 결과와 이 같은 문제의식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제10대 구미시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시민과 공직사회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그 해답은 이솝우화 '북풍과 태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풍과 태양이 길을 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먼저 벗길 수 있는 지를 두고 내기를 벌이는 가운데, 먼저 나선 북풍은 거센 바람을 몰아치며 억지로 외투를 벗기려 했다.
하지만 나그네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오히려 옷깃을 더 여미고 몸을 움츠린다. 강한 힘이 가해질수록 저항도 커진 셈이다. 반면 태양은 북풍과 다르게 접근했다. 따뜻한 햇살을 천천히 비추자 나그네는 경계심을 풀기 시작했고, 이내 더위를 느끼며 스스로 외투를 벗었다.
이 우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구미시의회와 시민, 공무원과의 관계에서도 분명하다. 이제는 구미시의회가 '북풍'이라는 논란의 오명을 벗고 달라진 모습으로 시민 곁에 서야 할 시간이다.
오는 7월부터는 25명의 구미시의원이 모두에게 신뢰받고, 존중과 협치라는 '태양의 따뜻한 햇살'로 기억되는 제10대 구미시의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