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장성현]햇빛소득마을, 농촌의 '태양광 연금' 되려면

입력 2026-07-30 14: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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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유휴부지에 태양광 짓고 일정 수익…마을 공동체 수익원 '기대'
농촌 마을 참여 열기 높아…재정 부담·전력계통·수익 배분 문제 등도 알려야

태양광 발전시설. 경북도 제공.
태양광 발전시설. 경북도 제공.
장성현 사회2부 차장
장성현 사회2부 차장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이 사업은 마을 단위 협동조합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마을 공동사업과 주민에게 배분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는 귀가 솔깃할 정도다. 발전시설 비용의 85%를 정책 금융으로 지원하고, 자부담분도 일부는 지역 상호금융회사가 출자할 수 있다. 주민들의 재정적인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다.

저수지나 국·공유지를 저렴하게 빌려 발전소 부지로 이용할 수 있고, 도로 이격거리 등 각종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큰 힘 들이지 않고 매달 수백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태양광 연금'인 셈이다.

매력적인 조건 덕분인지 마을마다 신청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2차 공모에는 대구 군위군에서만 7, 8개 마을이 참여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시설 부지를 확정해 내년 신청을 준비하거나, 다른 마을의 추진 상황을 보며 참여 여부를 결정하려는 마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햇빛소득마을이 온통 '장밋빛'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갈등의 씨앗은 '부지'였다. 저수지와 국·공유지 등의 활용을 허용한 것이 오히려 불씨가 됐다.

일부 마을은 저수지 수상 태양광을 두고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내부 갈등으로 비화됐다. 국·공유지를 찾던 일부 마을은 도로면 경사면이나 하천부지를 발전 부지로 요구하기도 했다.

초기 자금 대부분을 빚으로 조달한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1㎿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지으려면 통상 14억~15억원이 든다. 지역 상호금융회사의 출자를 받더라도 주민들이 수천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정책 금융의 이자율은 연간 1.75%로 낮지만, 원금 거치 기간인 5년이 지나면 10년 간 분할 상환이다.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태양광 발전 수익이 일조량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고, 한전의 전력 매입 가격에 따라 변동된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력 계통이다. 어렵게 발전소를 지어도 생산한 전기를 변전소에 보내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

실제 군위군 동부권은 전력계통이 포화 상태여서 제2변전소 건립이 추진 중이다. 한전은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변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송전선이 늘 주민 반발에 시달린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ESS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이는 또 다른 비용 부담이다. 1㎿ 규모 발전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ESS 설치비가 태양광 발전소 건설비의 1.5배에 달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령의 농촌 마을 주민들은 협동조합 설립부터 발전시설 설치, 운영까지 도맡아 해결하는 점이 어렵다고 했다. 결국 복잡한 서류와 수익 배분, 금융 문제까지 민간 업체인 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기업(ReSCO)에 의존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컨설팅을 미끼로 접근하는 업체들이 등장한 상황에서 불공정 계약과 수익 배분 갈등을 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햇빛소득마을의 정책은 분명 의미가 있다.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에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고 공동체를 살리겠다는 방향성도 옳다.

정부는 희망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사업의 위험과 한계도 함께 설명하고, 이를 줄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햇빛소득마을이 농촌 공동체를 살리는 정책이 될지, 오히려 공동체를 흔드는 갈등의 씨앗이 될지는 지금의 준비와 정책의 신뢰성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