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프로그램·미래학교 등 교육과정 내실화에 중점
교사 증축·기숙사 리모델링·학생 통학비 등 지원도
교육부의 소규모학교 혁신 정책 발표 장소로 군위가 선정되며 대구시교육청의 '군위 거점학교' 정책이 성공적인 모델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대구 군위중을 찾아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교육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교육특구 등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됐으나 교육청·학교 위주의 단편적 진행으로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소규모학교가 지역 특성에 맞게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행·재정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군위 거점학교 인적·물적 집중 투자
군위 거점학교 정책은 지난 2023년 군위가 대구에 편입된 이후 교육청 내 '학교 통합운영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시 군위에는 초등학교 8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이 있었지만 군위초·중·고를 제외하면 모두 학생 수가 40명이 되지 않는 소규모학교들이었다. 교원 확보, 과목 개설의 한계로 교육과정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또래집단 규모가 작은 탓에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교육청은 군위초·중·고를 거점학교로 삼아 인적·물적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역의 소규모학교 학생들을 유입해 지역 교육력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잡았다. 군위군 전 지역 학생들이 거주지 이전 없이 군위초·중·고로 전·입학 할 수 있도록 통학구역 지침을 정비했다.
기존 소규모학교와의 차별성을 위해 군위 거점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교육 프로그램 내실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토론·협력 중심의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군위초·중·고에 도입해 전국 최초 'IB 교육 클러스터' 구축하고, 원어민 교사를 추가 배치해 정규 수업·방과후 수업, 영어캠프, 영어 페스티벌 등 영어 교육을 강화해 글로벌 리더 양성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사교육이 어려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온종일 돌봄, 예술드림거점학교, 학생 오케스트라, 군위군·지역대학·도서관 연계 방과후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물리적 측면에서는 군위초·군위중 증축, 기숙사·급식실 리모델링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통학버스·택시를 제공해 원거리 통학 학생 이동의 부담을 덜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속적인 학부모 간담회, 교직원 설명회 등을 통해 관내 소규모학교에 다니던 초·중학생 120명 중 104명(86.7%)이 거점학교로 옮겼다"며 "전교생 전학으로 초등학교 4곳, 중학교 2곳이 문을 닫으며 총 6곳이 현재 휴교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우수 교원 확보·학생 통학비 과제
군위 거점학교 정책은 초반에 폐교로 인한 지역 소멸을 우려한 학부모,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정책 시행 2년이 지난 현재 거점학교로 옮긴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문기환 군위초 운영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처음엔 아이들이 잘 다니고 있는 학교가 없어지고 생소한 IB 교육이 들어온다고 해서 반감이 크게 들었다"면서도 "크게 말이 없던 아이들이 이제 어떤 주제가 던져져도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군위중 1·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도 "모둠 수업에서 또래 친구들과 같이 조사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또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다양한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도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했다.
다만 소규모학교의 혁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우수 교원 확보, 학생 통학비 지원 등 정부의 추가적인 행·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정선민 군위중 교사는 "군위 편입 이후 대구와 경북의 교사들이 바라보는 교육에 대한 관점에 온도차가 있음을 느끼게 됐다"며 "향후 행정통합 등으로 지역이 광역화되면 이런 일이 많아질 텐데 개별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하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군위초 교사는 "그동안 학교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중심에는 교사들이 있었다"며 "지금의 교사들이 대구로 돌아가더라도 유능한 교사들이 다시 군위에 와서 질 높은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교사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군위 지역 원거리 학생들의 통학 택시·버스 비용으로 연간 3억5천만원이 들어간다"며 "광역화된 지역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하기 위해서는 학생 통학비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이 있어야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군위가 대구로 편입되는 동안 학생들이 100여 명 줄고 대구 시내로 전입하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어 군위의 학교 시스템이 유지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이 굉장히 깊었다"며 "IB라는 국제적인 프로그램과 대구에서 개발한 미래학교 프로그램을 동시에 도입하며 학생, 학부모에게 군위에서도 교육을 충분히 잘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며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