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모스, 월드컵] 월드컵이 열렸다, 멕시코가 뜨거워졌다

입력 2026-06-14 15:52:14 수정 2026-06-14 15: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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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첫 날 과달라하라 현지 스케치
"한국과 멕시코는 형제" 환대 받는 한국

멕시코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일인 11일 오후 1시(현지 시간)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 광장에 마련된 거리응원 현장에서 멕시코가 1대0으로 앞서나가자 환호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멕시코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일인 11일 오후 1시(현지 시간)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 광장에 마련된 거리응원 현장에서 멕시코가 1대0으로 앞서나가자 환호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 11일 오후 1시(현지 시간) 과달라하라 중심지인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Plaza de la Liberación)광장은 멕시코 축구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인 초록색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이 곳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FIFA 팬 페스티벌' 현장이기도 하다. FIFA 팬 페스티벌은 경기장을 찾지 못한 축구 팬들에게 대형 스크린 경기 중계, 세계적인 음악 공연, 각 지역에 맞춘 볼거리 등을 제공해 경기장 밖에서도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공간이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 인근 상점가의 여성 점원이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손님을 맞고 있다. 이화섭 기자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 인근 상점가의 여성 점원이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손님을 맞고 있다. 이화섭 기자

많은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과달라하라 대성당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번 월드컵 개막전인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전반 6분 멕시코의 훌리안 퀴뇨네스가 에리크 라라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로 득점했다. 플라자 데 라 리베라시옹이 들썩거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을 보기 위해 멕시코 과달라하라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에 모인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화섭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을 보기 위해 멕시코 과달라하라 플라사 데 라 리베라시온에 모인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화섭 기자

거리 응원 인파 맨 앞의 한 청년은 웃통을 벗은 채로 멕시코 국기를 흔들었다. 그 뒤로 멕시코 전통 복장을 한 악단이 전통 민요를 연주하며 들어왔다. 사람들이 국기를 든 청년과 악단을 빙 둘러싸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분위기는 매우 뜨겁게 달아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거리 응원 현장을 연상시켰다.

이 곳에서 한국인들은 엄청난 환대의 대상이었다. 과달라하라 시민들은 한국인이 지나갈 때마다 '오~ 꼬레아~'라며 박수와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또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이나 취재 중인 기자들을 볼 때마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인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11일(현지 시간) 한국과 체코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과달라하라로 온 김지호(오른쪽) 씨가 현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화섭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인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11일(현지 시간) 한국과 체코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과달라하라로 온 김지호(오른쪽) 씨가 현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화섭 기자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보니 현장에서 만난 한국 응원단 대부분은 멕시코 현지에 살거나 미국, 캐나다에서 넘어온 교민들이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온 김지호(30) 씨는 과달라하라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태극기를 들고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과달라하라로 간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따뜻했다"며 "사람들도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등 친절함과 따뜻함을 더 많이 느꼈다"고 했다.

경기장 안에서도 과달라하라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은 한국에게 큰 도움이 됐다.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가 한국의 빨간 유니폼, 체코의 흰색 유니폼으로 채워지기 시작하더니 경기가 시작될 때쯤엔 멕시코의 녹색 유니폼이 압도했다. 이날 경기를 보러 온 관중은 4만4천여명. 한국과 체코의 응원단만으로 절대 채울 수 없는 숫자를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채워줬다.

이들은 한국이 좋은 장면을 연출할 때나 한국 선수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싶을 때 연신 "꼬레아"를 외쳤다. 해외에서 붉은 악마가 현지 시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밖에 모인 한국 응원단과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11일(현지 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체코의 경기 직후 한국의 승리를 축하하며 춤추고 있다. 이화섭 기자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밖에 모인 한국 응원단과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11일(현지 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체코의 경기 직후 한국의 승리를 축하하며 춤추고 있다. 이화섭 기자

한국이 2대1로 이기고 난 뒤 경기장 밖은 과달라하라 시민들과 한국 응원단이 뒤섞여 축제의 장을 펼쳤다. 멕시코 사람들은 한국 응원단과 뒤섞여 "Corea y México son hermanos"(꼬레아 이 멕시코 손 에르마노스·한국과 멕시코는 형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흥겹게 뛰었다. 한국과 멕시코 사람들이 함께 나눈 승리의 환호는 자정이 넘어서야 진정됐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