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출신 2026학년도 수능 접수자는 2만2천355명으로, 1995학년도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년 1만2천439명이었던 수치가 6년 만에 1.8배로 불었다. 이는 고등학생 자퇴 증가와 궤(軌)를 같이한다. 학교 내신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자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에 '올인'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고교 1학년생 중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종로학원이 전국 일반고 1천703곳의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고1 학업중단자는 전년도보다 6% 이상 증가한 1만45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5천15명에서 불과 5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정부는 내신 부담을 완화해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며 기존 9등급제를 5등급제로 개편(改編)했다. 상위 4%만 받던 1등급을 10%까지 늘려 숨통을 틔워 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의 숨통을 더 죄어 자퇴와 검정고시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5등급제하에선 전국 내신 1등급 학생 수가 '인서울 대학' 모집 정원보다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1등급을 받고도 서울 4년제 대학에 못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자칫 2등급으로 밀려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학생들이 내신을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는 이유다. '학교 밖 입시 루트'가 예외적 선택이 아닌 하나의 입시 전략이 된 것이다.
이를 입시 전략의 다변화(多邊化)로 봐선 안 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결과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공부가 싫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더 치열하게 공부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것이다. 학교라는 제도가 대입이라는 목표 달성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가가 만든 입시 구조가 국가가 운영하는 학교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더는 학교에서 꿈을 키워야 할 학생들이 '제도 밖 탈출'을 꾀하게 해선 안 된다. 제도 때문이라면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학교를 돌려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