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04년 서울에서 총선에 출마했다가 석패(惜敗)한 뒤 서울시 부시장을 거쳐 18대 총선에 재도전한 끝에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후 2012년 총선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고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역임 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됐다. 재선 시장에 이어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 당선, 두 번째 의원 배지를 달았다. 두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지자체장, 두 번의 낙선, 그리고 서울시 부시장과 부원장. 이 정도면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정치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그가 자신이 속한 당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심각한 우(愚)를 범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싼 당 지도부와의 갈등 과정에서 멱살잡이와 막말을 한 것이다. 화가 날 순 있다. 권 의원 본인뿐 아니라 이번 상임위 배분을 두고 적잖은 의원들이 '원칙 없는 배정'에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다른 의원들을 대신해 항의하러 간 것이라고 항변도 했다. 총대를 메고 갔다가 감정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어쩌면 의도적으로 과격한 언행(言行)을 했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권 의원의 언행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더군다나 제1야당 의원들을 대표하는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것에 대해선 그 어떤 정당성도, 변명의 여지도 없다. 베테랑 정치인으로서 할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당연히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도 차갑다. 권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식으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회를 열어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탈당을 할지, 징계를 받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이와 상관없이 권 의원은 해명도, 변명도, 하소연도 다 내려놓고 무조건 용서부터 구해야 한다.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고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용서를 빌고, 필요하다면 무릎이라도 꿇어라.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성숙한 정치인으로서의 품격과 소양을 갖추길 바란다.






